"북한이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좋은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곳인 것은 분명하다. 다시 와보고 싶다" 영국의 대학강사 마틴 보일(42)씨는 월드컵축구 예선전 취재차 평양을 방문한 AFP 통신 기자에게 1주일 동안 북한에서 시골 학교와 비무장지대(DMZ), 묘향산 국제친선관람관 등을 방문한 얘기를 흥분된 모습으로 전했다. 베이징에서 11년간 외국인의 북한 관광을 주선해온 '고려 여행(Koryo Tours)'의닉 보너 이사에 따르면 북한을 방문하는 서방 관광객은 연간 2천명에도 못미친다.
1980년대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방 관광객의 북한 여행을 허용한 이후수가 약간 늘기는 했지만 관광객 수와 그들이 북한 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은 여전히 북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여행객들은 우선 정부가 승인한 기관을 통해 안내원과 함께 움직여야 하고 이동전화 사용은 금지되며 북한의 나쁜 면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허용되지 않는다. 또 외국인들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故) 김일성 주석을 신격화하는 수많은 선전활동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오히려 관광객들에게는 북한 관광의 매력이 되고 있다. 보너 이사는 "혁명을 보고 싶으면 북한이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말했다. 평양곳곳에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과 함께 혁명 포스터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서방 관광객들이 접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북한 선전은 DMZ 관광이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한국군 병사와 몇m 떨어진 곳에서 북한군 장교는 한국전쟁은 미국이 일으켰고 북한은 '김일성 대원수' 영도 아래 크게 승리했다고 설명한다. 보일씨는 DMZ 관광에서 북한군 병사들의 높은 조직 수준에 놀랐다며 분위기는매우 긴장돼 있었고 병사들은 오합지졸이 아니라 아주 전문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외국 관광객들에게는 세계 각국이 김일성 주석에게 보낸 선물 30만여점이 전시된 묘향산 국제친선관람관과 평양의 주체탑 등이 필수 코스로 안내된다. 그러나 보너 이사는 북한 관광이 외국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점은 서방인들과북한 사람들이 서로 접촉하면서 상대방의 시각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며 자신이 북한 여행을 주선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양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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