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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8:24 수정 : 2005.04.17 18:24

■ 북 핵연로봉 재처리 채비

17일 〈아사히신문〉 보도와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북한은 이달부터 영변 5㎿급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3개월 동안 연료봉 제거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플루토늄 추가 추출을 의미하는 이런 조처는, ‘핵무기고를 늘리겠다’는 북한의 공언이 현실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은 2002년 10월 2차 핵위기 직후인 2003년 1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탈퇴를 선언하고 같은해 2월 중순부터 영변 5㎿급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갔다. 북한은 그 뒤 기존의 봉인된 핵연료봉 8천개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해 이미 그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으며, 이미 제1세대형의 핵폭탄을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료봉 전량 교체땐 플루토늄양 14㎏ 추정
'석달 시한' 대미 압박 추측…미 정황파악 못한듯

이번 핵연료봉 교체란 2003년 2월 이후 2년 2개월여 가동한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연료봉을 새로 꺼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잠시 중단했다는 정황이 잡힌 적은 있지만, 연료봉을 교체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쪽도 아직 핵연료봉 교체 움직임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리슨의 말이 북한의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미국 쪽의 후속 조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문제 전문가인 강정민 박사는 “일반적으로 (영변 원자로와 같은) 흑연 감속로는 2~3년을 운전하면 연료봉의 일부를 교체해 준다”며 “북한이 연료봉 제거작업을 3개월 동안 벌이겠다고 밝힌 것은 전체 8천여개의 연료봉을 전부 교체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를 1년 가동할 경우 사용후 핵연료봉은 6~7㎏의 플루토늄을 포함하며, 일정시점까지는 그 기간에 따라 양이 증가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2년2개월여를 가동한 현 시점에서 연료봉 전량을 교체했을 경우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12~14㎏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재처리 과정의 작업 손실률을 10~30%로 보면, 무기급 플루토늄의 양은 8~12㎏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이번 조처는 새 연료봉을 장전해 원자로 운전을 다시 재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핵보유국 선언에 이어 ‘핵공장’ 가동을 과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것이 6자 회담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동결 대 보상’ 협상에서 몸값을 올리는 데 불과하다”는 분석과 “미국 내의 핵협상 무용론을 강화시켜 6자 회담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는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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