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장관에 대한 북한의 호칭은 ‘남북관계 기상도’ |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 민족통일대축전기간 북측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호칭하면서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있어 눈길을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은 14일 6ㆍ15민족통일대축전에참가하기 위해 평양에 도착한 남측 당국대표단을 소개하면서 정 장관을 '통일부 정동영 장관'이라고 호칭했다. 북한 언론에 따르면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축전 개막식 축하연설에서 정 장관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라고 지칭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정 장관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북당국간 실무회담을 제기하면서 정 장관을 '통일부 장관 정동영 귀하'라고 예의를 표시했다. 정 장관에 대한 이같은 호칭사용은 종전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김일성 주석 조문 방북단 사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이후 정 장관을 '정동영이'라고 지칭해왔다. 평양방송과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해 9월 정 장관의 미국 방문 결과를 비난하면서 "정동영으로 말하면", "남조선에서 정동영이 통일부장관으로 올라앉은 이후..." 등으로 비난했다. 평양방송도 지난해 8월 "새로 남조선의 통일부 장관 자리에 올라앉은 정동영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올 들어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남측의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은 정장관에 대한 예의를 조금씩 나타내기 시작했다.
평양방송은 지난 2월 4일 `6ㆍ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ㆍ북ㆍ해외 공동행사남측준비위원회 결성식'을 전하면서 "남측준비위원회 결성을 축하해 통일부 장관 정동영 등이 꽃묶음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비록 '통일부 장관 정동영 등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가 행사에 꽃을 보낸 소식을 보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정 장관에 대한 호칭 사용에 남북관계의 '맑음'과 '흐림' 등 기상도가 그대로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향후 남북관계가 또다시 경색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정 장관에 대한 호칭사용에서 예의를 고수하고 정 장관에 대한 비난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정 장관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단독 면담하고 오찬에 초대되는 등 김위원장과 만남의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만났던 남측 및 외국 인사를 눈에 띄게 배려한다. 북한 시각에서 볼 때 김 위원장과 접견한 인사를 비난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로 간주된다. 북한이 한나라당을 '반통일세력'으로 매도하면서도 비난의 초점을 박근혜 당 대표가 아니라 당내 2인자인 김덕룡 원내대표 등에 맞추고 있는 것도 김 위원장이 2002년 5월 박 대표를 만나 특별히 환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