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30 19:40
수정 : 2005.06.30 19:40
“비관주의. 그것은 한국의 정계나 노조 지도자들을 만나 토론할 때 받는 지배적인 느낌이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국제문제 월간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냐시오 라모네 주필이 최근 발행한 잡지 7월호에 ‘한국에서 경고음’이란 제목의 권두언을 통해 지난 5월 말 한국 방문의 소회를 털어놨다. 파리 7대학 교수이기도 한 라모네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흐름과 미국의 문화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논객으로 지난달 문화다양성의 날(5월21일)을 맞아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원회’ 초청으로 방한해 강연회를 열고 각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라모네는 “북한과 관련해 미국과의 긴장이 계속 악화되고 있고, 일본과의 관계도 교과서 독도문제, 일본의 안보리 진출 문제 등으로 여전히 긴장 상태에 있다”며 “경제사정도 나쁘다”고 진단했다.
제3세계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대단히 성공적인 역동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3위 경제대국인 한국은 소비 감소와 수출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1300만 취업 노동자 가운데 800만명이 임시직인 고용불안정 상황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처럼 고용불안정 상황이 심한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회적 긴장에 북한의 핵위협이 덧붙여지면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1994년 첫 핵위기 때 36% 폭락했던 한국의 주식시장은 핵위협이 더 심각한 지금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이는 남북관계가 확고해 안전이 보장된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이제 공은 미국 진영으로 넘어갔다”며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공격성을 줄이고 동맹국인 한국의 권고를 따를 것인가?”라고 물었다. 파리/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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