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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자회담 복귀 요구사항 뭐였나 |
북한은 9일 미국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철회한 것으로 이해하고 6자회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이 주권국가 인정, 침공의사 없음, 6자회담 속 쌍무회담 진행등을 북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3차 6자회담 이후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특히 올해 1월 18일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지목하자 이를 철회할 것을 강력 요구해왔다.
'폭정의 전초기지' 철회와 사과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구체적이고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회담재개 명분과 조건은 북한의 이날 6자회담 복귀 발표에 모두 포함돼있다.
북한의 발표와 발언을 바탕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요구사항을 정리했다.
△ 대북 적대정책 포기 = 한반도 핵문제의 출발점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이므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위협을 중지하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국은 이를 무시한 채 북한에 선(先) 핵포기만 강요하는 동시에 인권문제 제기,경제제재, 군사훈련 등을 통해 적대정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북한의 자주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는 무의미하며 굴욕적인 것이다.
핵문제 해결 자체보다는 그 근본원인인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가 더 중요하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없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이유도 없도 6자회담 재개가 지연될 까닭도 없다.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핵 포기를 하겠다.
미국이 최근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지만 그것이 진정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한 것인지, 평화공존 정책으로 선회한 것인지는 미국의 태도를 더 지켜봐야겠다.
△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철회 = 라이스 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은 미국의 적대정책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의 철회와 사과 역시 6자회담재개를 위한 선결 조건이다.
이와 같은 오명을 쓰고는 결코 회담에 나갈 수 없으며미국과 어떠한 형식의 회담이나 상종도 할 수 없다.
회담이 대화상대를 '폭정국가'로 규정한 뒤 이를 취소하지 않고 6자회담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논리에도 맞지 않으며 결국 6자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와 같다.
미국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통해 북한과 공존하지 않고 한사코 고립ㆍ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이상 회담 불참은 물론 '자위적 핵무기고'를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
△ 6자회담 내 북.미 쌍무대화 = 한반도 핵문제는 미국의 적대정책에서 시작됐으므로 결국 북.미 양국이 풀어야할 문제다.
비록 주변국이 참가하는 6자회담의 틀을이용하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는 양국이 쌍무대화를 통해 어떤 협상을 벌이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은 실질적인 양보나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6자회담 지연 책임을 북한의탓으로 돌리고 '선 핵포기, 후 보상'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 미국과 '동결 대 보상'이라는 동시행동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은 제3국을 통한 대북 압력이 통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6자회담에서도 북한과 직접 협상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이제 '2.10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국임을 선언한 이상 향후 6자회담은 미국과평등한 입장에서 핵문제를 푸는 군축회담으로 돼야 한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미국의 핵무기와 핵전쟁 위협을 근원적으로 청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이 북한을 '핵선제 공격대상'으로 삼고 핵전쟁까지 시도하려는정책부터 바꿔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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