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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1 20:15 수정 : 2005.07.11 20:15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0차 회의의 남쪽 위원장인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오른쪽)과 북쪽 위원장인 최영건 내각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이 11일 서울 오장동의 한 함흥냉면집에서 점심을 함께 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추위 회담 사흘째

3국 떠돌이 접촉 청산 참여폭 확대 합의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제10차 회의 사흘째인 11일, 남북은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상시기구인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개성이 공단 건설에 이어, 베이징과 단둥 등으로 이어져온 남북경협의 창구 구실까지 맡게되면 명실공히 남북 경협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개성에 상시적 접촉 창구가 마련되면 제3국을 떠돌던 경협 사업자들이 대북 경협사업 참여의 폭과 범위를 한차원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경협사무소 개설은 남북 경제협력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개성 경협사무소 개설로 경협 창구가 단일화하고 수시 방북이 가능해지면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경협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쪽과 접촉이 쉬워지고, 경로도 명확해짐에 따라 그동안 마땅한 대북 접촉창구가 없어 경협에 적극 나서지 못한 상당수 기업들이 북녘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신발업체인 삼덕통상의 문창섭 대표이사는 “경협사무소를 통해 남북이 상시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만큼 문제 해결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북쪽지역 출입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경협사무소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남 경협 창구 역할을 해 온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베이징 사무소를 올 3월에 철수시키면서 단둥을 중심으로 경협에 나서 온 북쪽 역시, 개성에 경협사무소가 마련되면 중국을 통한 ‘간접교역’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일부에 집중됐던 대남 접촉의 폭과 범위도 급속히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남북은 지난 2003년 11월 열린 경추위 제7차 회의에서 이듬해인 2004년 상반기까지 경협사무소를 개설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경협사무소에 파견할 인원과 조직 구성 및 기능에 대한 이견으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건물에 공간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실제 사무소 설치는 지금껏 미뤄져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식량 50만톤 조만간 보내기로

7월중 수산협려겨 실무회의
제3국 불법어로 공동 대응
9개 합의서 조속 발효키로

남북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시적 상담 창구 및 기구로 경제협력협의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의견을 같이하고, 합의서 문안작업에 들어갔다. 또 지난달 열린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이달 안에 열어 서해상 평화정착과 제3국 어선 불법어로 행위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출입·통관·검역 합의서 등 기존에 합의한 9개 경협 합의서도 이른 시일 안에 발효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0차 회의 남쪽 위원장인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과 북쪽 위원장인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은 회담 사흘째인 11일, 회담장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막바지 문안작업에 들어갔다. 북쪽이 요청한 식량차관 50만t은 동포애와 인도적 차원에서 조속히 제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담에서 남쪽은 ‘남북 사이에 이뤄진 합의 사항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원칙 아래, △경협협의사무소 개설 △8·15를 계기로 한 도로 개통식 및 철도 시범운행 일정 확정 △9개 경협 합의서 발효 △임진강 수방대책 협의 등 그동안 늦춰져 온 남북경협 현안의 조기 집행을 강조했다. 또 △과학기술실무협의회 구성과 경제시찰단 및 경제연구소의 상호교류, 서울-평양 직선항공로 개설 등을 북쪽에 제안했다.

반면, 북쪽은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하는 데도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수산협력 분야 협력과 개성공단 건설 촉진을 위한 기반시설 건설 및 시범단지 입주기업 공장 건설 조기 완료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쪽은 특히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 경제의 상호 장점을 활용한 경공업과 수산 협력, 아연 등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경협 방식’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쪽이 “서로 가진 자원과 자금, 기술을 가능한 한 동원해 이용하면서, 민족의 힘을 하나로 합쳐 더 큰 힘을 키워나가는 민족공동사업을 발전시키자”며, ‘남북이 서로 주고받는 실질적 경제협력’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10일 오후부터 위원장 및 위원 접촉을 잇따라 열어, 회담합의문과 경협사무소 개설에 관한 합의서, 대북 식량차관 50만t 지원에 관한 합의서 체결 등 세갈래 방향에서 이견을 좁혀 회담의 순항을 예고했다. 13개월여만에 열린 탓에 밀린 현안이 쌓여있었지만, 상당수 의제가 이미 합의된 상태였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게 회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저녁 남북 대표단 위원장 주최 환송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감한 북쪽 대표단은 12일 오전 10시께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간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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