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0 21:25
수정 : 2005.07.20 21:28
“한국도 도울 것…6자회담서 일 역할 기대”
정부 고위 당국자는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년 남은) 임기 중에 북핵과 납치 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국교 정상화를 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환영한다”며, “(6자 회담 합의과정에서) 일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 당국자는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19일 북-일 수교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우리 정부도 그 의지가 이뤄질 수 있게 남북관계 발전 과정에서 적극 협력·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6자 회담에서 “일본의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희망한다”고 밝힌 뒤, “북한이 내놓고 받을 것과 미국 등 다른 참가국이 내놓고 받을 것이 분명한 만큼 양쪽 결단이 있으면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며 “이 결단 과정에서 일본이 다리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6자 회담이 북핵 문제의 해결을 넘어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도달할 지점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라며 “이를 위해서는 북-미 및 북-일관계 정상화가 핵심 요소인 만큼 이것들이 해결되면 그 연장선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될 것”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조속한 북-일 관계 정상화 발언은 야마사키 다쿠 총리 보좌관이 지난 주말 서울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고 일본으로 돌아간 다음에 나온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정 장관과 야마사키 보좌관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 문제 등에 대해 1시간30분 가량 논의했다고 전했다.
자민당 부총재 및 정조회장을 거친 야마사키 보좌관은 북일간 두차례 정상회담을 교섭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5월 정 장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만나, 정 장관에게 ‘핵문제 우선 해결과 납치문제 해결을 통한 북-일관계 정상화’라는 일본쪽의 의사를 밝혔다. 정 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일본쪽의 이런 의사를 전달했으며, 그 뒤 면담 내용을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쪽에 전달하는 한편 야마사키 보좌관에게는 직접 편지를 보냈다고 정부 당국자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이날 김 국방위원장이 정 장관과의 면담에서 “찰스 젱킨스까지 일본으로 보내줬더니 ‘반북 광고탑’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주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과 남북관계 진전 내용을 설명하고, 회원국들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만남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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