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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5 16:45 수정 : 2005.07.25 17:07

베이징 시내서 25분간 ‘추격전’…취재진에 끝내 항복

제4차 6자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6자회담 참가국들은 양자접촉을 통한 탐색전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아침 한미 접촉으로 시작된 양자간 사전 회동은 오후 들어 대규모 취재진을 몰고 다닌 북미 접촉에서 절정을 이뤘다.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이날 오후 3시 열린 북미 양자접촉은 이 날의 `예정사항'으로 알려진 직후부터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열기로 한여름 베이징을 뜨겁게 달궜다.

북미접촉이 6자회담의 `백미'인데다 지난 세 차례의 회담과는 달리 본회담에 들어가기 전에 처음으로 북미간에 만난다는 점에서 취재진들의 눈은 온통 북한과 미국 대표단의 움직임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한국과 일본을 위주로 한 취재진 역시 오전부터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과 인근 미국 대표단의 숙소인 국제구락부 앞에 각각 진을 치고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특히 북한대사관 앞에는 3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예정시간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오후 2시24분께 북한 대사관의 자동 철문이 열리면서 벤츠 차량 2대와 소형 승합차량 1대가 긴급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취재진들에게 목격되자, 취재진들은 이내 시동을 걸어놓은 차량에 올라타 이들을 뒤쫓았다.

북한 차량은 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이 탄 벤츠 280S 차량을 사이에 두고 또다른 벤츠 차량이 선도하고 승합차량이 맨 뒤에 따라붙은 채 베이징 시내를 가로질렀다.


그러나 당초 접촉 장소로 예상됐던 미국측 숙소를 지나면서 10여대의 취재진 차량과 북한 차량간에 숨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동시에 취재진에게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탄 차량 1대가 미측 숙소에서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한 대표단은 시내 한 가운데를 휘젓고 다니며 취재차량을 따돌리기 위한 모습이 역력했으나 차량을 놓칠 수 없다는 취재차량들이 위험을 무릅쓴 채 곡예운전을 하며 계속해서 따라붙자 이내 항복한 듯 순순히 자리를 내줬다.

북한 대표단 차량은 검은 선팅으로 내부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간간이 보이는 승합차량 문 사이로 굳은 표정의 북한 수행원들의 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30도가 넘는 땡볕속에서 베이징 거리에서 진행된 25분간의 `추격전'은 오후 2시49분 북한 차량이 댜오위타이 입구에 도착하면서 막을 내렸다.

이날 회담 참가국간 양자회동은 전방위로 이뤄졌고 특히 미국 대표단이 한국, 북한, 일본 등과 접촉을 소화해 내면서 가장 바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정부 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현지 시간) 숙소인 중국대반점에서 미국 대표단과 90분간에 걸쳐 양자협의를 가졌다.

이른 시간에 이뤄진 이날 접촉에서는 양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상호 입장을 조율했다.

특히 이날 만남은 전날 우리측이 오전 11시부터 100분간 북한 대표단과 가진 남북 접촉 결과와 미국측이 같은 날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며 양자협의를 가진 내용을 맞교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양자접촉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우리측 대표단은 또 오후 2시부터는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이끄는 일본 대표단과 첫 접촉을 가졌다.

미국측은 우리측과의 접촉에 이어 바로 숙소인 국제구락부(세인트레지스호텔)로 이동, 이 호텔에 함께 투숙한 일본 대표단과 만나 상호 관심사를 주고 받았다.

이어 오후 댜오위타이에서는 이날 양자회동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북한 대표단과 양자접촉을 가졌고 러시아 대표단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 차관을 비롯한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오전 11시께 주중 북한 대사관을 방문, 양자협의를 가진 뒤 낮 12시40분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배웅 속에 떠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오전 우리측 대표단 숙소인 중국대반점에서 열린 한미 양자협의에서 미측 대표단인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은 회담이 진행된 1시간30분 가량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미 대표단 가운데 수석, 차석대표인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가 `온건'으로, 빅터 차 선임보좌관은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과 더불어 `강경'으로 나뉘어 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측 회담관계자는 미 대표단이 전체적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역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4차 북핵 6자회담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에는 폭염에도 불구, 각국에서 온 수십명의 취재진의 진을 쳐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외교가에 자리잡은 북한 대사관 주변은 그늘도 거의 없어 쉴 곳도 마땅치 않았지만 내외신할 것 없이 길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북한대사관을 드나드는 차량과 인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 대사관에는 24일에도 취재진이 몰려 6자회담에서의 핵심 취재 포인트임을 재확인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일본 취재진인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처럼 취재진이 상시적으로 진을 치고 있는 점을 활용해 북측 대표단은 그간 세 차례의 본회담과 그 사이 두차례 실무그룹회의에서 종종 심야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회담 기간에도 그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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