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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8 20:00 수정 : 2005.08.09 10:25

인권위 의뢰, 100명 조사

“공개처형 목격” 75%…북송 탈북자 애낳으면 엎어놔 질식사

탈북자 가운데 64%는 북한에서 굶어 죽은 사람을 직접 본 경험이 있으며, 75%는 공개처형을 목격했다는 내용의 ‘북한 인권보고서’가 나왔다. 동국대 북한학연구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 조사에서 북한에 있을 때 굶어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북한에서 최악의 식량난 시기로는 62%가 1995~1999년을 꼽았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식량사정이 나아졌는지에 대해서는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여전히 어렵다’(32%)거나 ‘2000년 이전에 탈북해 잘 모르겠다’(24%)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 식량난이 그다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2004년 탈북자 35명 가운데 14명은 곡물이 아닌 감자·고구마 등 구황작물과 죽 등을 주식으로 먹었다고 응답했다.

북한에서 환자가 생겼을 때의 조처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약을 사서 먹는다’(59%)거나 ‘웃돈이나 뇌물을 주고 치료를 받거나 약을 구한다’(19%)는 응답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8%)를 크게 웃돌았다. 보고서는 “북한은 무상의료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의료서비스가 심각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들의 75%는 ‘공개처형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공개처형을 본 적은 없지만, 소문은 들었다’는 답은 17%였다. 탈북자들은 절도범, 인신매매, 매매춘 알선자 등을 시장 등지에서 공개적으로 총살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탈북자들은 탈북 과정에서 붙잡힌 사람들의 인권유린이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탈북자수용소에서 강제 낙태를 직접 겪었다는 응답자가 3%이고, 21%가 강제 낙태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탈북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에서 1998년 탈북한 유치원 교사 출신의 여성(55)은 ‘청진도집결소’에서는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가) 아기를 낳으면 코를 땅에 닿게 엎어놓는다”, “배를 발로 차 낙태를 시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43)은 혜산 ‘927사무소’에서 중국으로 갔다가 붙잡혀 온 사람을 몽둥이로 마구 폭행하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다.

2002년 탈북한 한 여성(37)은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탈북한 뒤, 자신이 일하던 함경북도 온성의 산화탄광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위원장을 하던 황씨의 5촌 조카가 광부로 ‘강등’됐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등을 참고해 북한 인권의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대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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