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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5 10:34 수정 : 2005.08.15 10:36

북측 언론이 15일 8.15민족대축전에 참가 중인 북측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의 서울 국립현충원 `약식 참배' 소식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방송 등 언론은 8.15축전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이날 우리(북) 당국 대표단과 민간 대표단의 일부 성원들은 국립현충원을 돌아보았다"고 맨 마지막에 짤막하게 전했다.

북측 당국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과 민간 대표단 단장인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 등 대표단은 14일 오후 3시께 현충탑에 도착해 가볍게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 뒤 약 5분만에 현충원을 나섰다.

북측 언론은 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에 대해 '방문'을 뜻하는 '돌아보았다'로 소개했을 뿐 묵념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북측 주민들은 `참배'란 용어를 거의 쓰지 않으며 주민들과 해외동포 및 외국인들의 참배에 대해 '꽃바구니를 드리고(헌화) 묵념했다' 혹은 '꽃바구니를 드리고 인사했다'는 식으로 표현해 왔다.

따라서 굳이 '돌아보았다'는 북한 언론의 보도가 잘못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주목되는 것은 현충원이 어떤 곳인지, 또 묵념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는 점.

북한은 그동안 주민들을 대상으로 6.25전쟁 및 남북관계의 대립.갈등의 책임론을 남한과 미국과 전가해 왔다는 점에서 당국 대표단이 현충원을 찾아 묵념까지 한 사실을 보도하기에는 아직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현충원 참배는 남북 간 과거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지향해 나가려는 북한 당국의 고심어린 결정이긴 하지만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측이 6.25전쟁 당시 산화한 호국영령들의 위패가 봉안된 현충탑 앞에 헌화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남북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현충원 (참배) 결정은 어려운 것"이었다고 모호하게 말한 데서도 북측의 고충을 엿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이나 우리의 국립묘지에 해당되는 대성산혁명열사릉, 신미리 애국열사릉 참배시 헌화하고 묵념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동상에는 헌화 및 인사로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번 현충원을 `돌아 본 것'은 `약식참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북한에서도 분향을 하긴 하지만 가족 제사 때로 한정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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