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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 도리 못해 미안하다” |
15일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마친 원경섭(97.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할아버지는 "애비로서 자식들을 거두지 못한게 죄스럽다"면서 "북에 있는 아들과 딸을 직접 보고 죽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원 할아버지는 "북에 있는 자식들을 직접 만나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직접 상봉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북에 있는 아들과 딸, 친척, 친지들의 생사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화상상봉이 시작되자 북측 아들딸이 가족사진 3장을 차례로 보여주며 이름을 얘기하자 원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어가며 생사를 확인했으며 원 할아버지가 "애비로서 도리를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자 북측 두 딸이 울음을 떠트렸고 남측과 북측 상봉장은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화상상봉이 시작된지 40여분 만에 북측 아들딸들이 "우리는 잘 살고 있으니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며 화상상봉장을 떠나자 원 할아버지는 못내 아쉬운 듯 "얼굴 본 것 만으로도 됐다. 다음엔 꼭 직접 만나자"며 쓸쓸히 상봉장을 떠났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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