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5 16:01
수정 : 2005.08.15 16:01
“일단 성공적”… 화상상봉 확대·대면상봉 병행 필요
광복 60주년을 맞아 남북이 분단된 지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15일 실시된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남측 당국과 대한적십자사 등은 화상상봉을 확대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비록 이날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앞서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장재언 북한 조선적십자회 위원장 사이에 진행된 화상을 통한 축하 메시지 교환이 기술적인 문제로 3∼4분간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후 큰 문제 없이 상봉이 이어지자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상봉 가족들 역시 처음 시도한 화상상봉에 대해 대체로 화질과 음질 등에서 괜찮았다는 반응을 보여 화상상봉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화면을 통한 첫 만남이었지만, 남과 북의 혈육들은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안타까움에 북받쳐 오열하는 등 실제 대면 상봉에 못지 않게 애절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상봉장인 서울 남산동 한적 본사를 찾아 "12일 시연할 때나 지금이나 기술적으로 큰 문제는 없으며 화면도 그렇고 모든 게 원활하게 되고 있다"며 "화상상봉이 연중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상봉행사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처음에는 상봉 가족이 적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상봉 가족 수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 역시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화상상봉의 확대 여부는 전적으로 북측 의사에 달린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북측 역시 큰 반대는 없을 전망이다.
이 같은 분석은 화상상봉 자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흔켜 승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행사장을 찾아 6월17일 김 위원장을 만나 처음 화상상봉을 제안했을 때를 소개하며 당시 "김위원장이 상당히 흥분되는 제안이라며 새세기 정보통신 시대에 재래식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으며 목표시한을 정해 누가 먼저 준비하는지 경쟁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한완상 한적 총재는 이날 23∼25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6차 남북 적십자회담을 통해 화상상봉 확대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화상상봉이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될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특히 금강산에 이산가족 면회소가 건립되면 "남북 적십자 관계자들이 상주해 생사확인이나 상봉 대상자를 찾는 등 상봉작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혀 면회소가 개설되면 대면상봉 뿐아니라 화상상봉도 적극 추진해 나갈 뜻을 밝혔다.
당국자 등의 이같은 평가와는 달리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이는 화상상봉이 갖는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엇보다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날 북측의 언니들과 상봉한 박원희(66)씨는 "가족들이 실제로 만나 서로 쓰다듬고 해야 혈육의 정을 절실히 느낄텐데 화상으로는 별로 실감이 안나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씨는 "화상으로라도 만나게 돼 고맙기는 하지만 이산가족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오가며 그동안의 생이별의 한을 풀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이날 "대면 상봉이 친근한 느낌을 주는 것인데 이런 스킨십을 못 갖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를 위해 금강산 면회소가 생길 때 면대면 상봉으로 확대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혀 대면상봉과 화상상봉의 병행 방침을 시사했다.
특히 대면상봉한 이후 추가로 생사확인이나 상봉 등을 위해 화상상봉이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화상상봉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화상상봉을 통해 양측의 체제 선전 발언이 여과없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남북간 경제력 차이가 이미 13배 이상에 이르고 북한 체제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도 높아져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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