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손을 들어 화면을 가리키며 우물우물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한 강 할아버지. 그러나 '당신과 헤어진 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다는 일념에 열심히 살아왔어요'라는 아내의 말에 강 할아버지 얼굴은 이미 쉴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돼있었다. 이날 상봉 시간은 한 가족당 2시간까지 가능했으나 강 할아버지는 몸상태가 좋지않아 1시간도 채 안되는 상봉시간을 가진 뒤 다시 휠체어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딸 강씨는 "작년 교통사고를 당하고부터 도통 듣고 말하는 것조차 많이 힘들어졌다"며 "조금만 더 일찍 상봉이 이루어졌더라면 직접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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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동안 당신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
"여보 저 알아보시겠어요? 여보 말씀 좀 해보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왔어요. 순옥 누님하고 저 명희도 왔어요. 아버지..."
15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4층 화상상봉장. 링거병과 소변주머니가 달린 휠체어에 탄 올해 93세의 강근형 할아버지는 스크린 너머로 애타게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4 후퇴의 난리 속에 "사흘 뒤에 돌아오겠다"며 집을 나간 강 할아버지는 그길이 당시 21살이었던 아내 김현숙(77. 당시 21세)씨 딸 강순옥(60)씨, 아들 강명희(58)씨와 50여 년의 생이별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분단으로 고향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된 강 할아버지는 아내와 자식을 가슴에 묻고 남한에서 또 다른 가정을 꾸리며 살아왔지만, 매년 명절 때만 되면 북에 두고온 가족생각에 눈물만 흘렸다.
딸 강문자(43)씨는 "아버지는 명절 때만 되면 고향 이야기를 하며 엉엉 우셨다"며 "아버님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지난 90년대 초부터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냈지만 이제 겨우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할아버지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큰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지고 고령의 나이에 합병증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상태가 됐다.
화상상봉장에서 54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이제는 노인이 돼버린 두 오누이는 큰절을 올렸지만 퀭한 눈으로 아무 반응도 없는 아버지를 보자 안타까운 듯 연방 "아버지, 아버지"를 외쳤다.
50여 년만에 남편을 만난 아내 김씨도 "전쟁 통에 살던 집도 폭격으로 모두 불에 타버렸어요. 그래도 혹시 당신이 찾아올까봐 고향을 떠나지는 않았어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간신히 손을 들어 화면을 가리키며 우물우물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한 강 할아버지. 그러나 '당신과 헤어진 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다는 일념에 열심히 살아왔어요'라는 아내의 말에 강 할아버지 얼굴은 이미 쉴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돼있었다. 이날 상봉 시간은 한 가족당 2시간까지 가능했으나 강 할아버지는 몸상태가 좋지않아 1시간도 채 안되는 상봉시간을 가진 뒤 다시 휠체어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딸 강씨는 "작년 교통사고를 당하고부터 도통 듣고 말하는 것조차 많이 힘들어졌다"며 "조금만 더 일찍 상봉이 이루어졌더라면 직접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연합뉴스)
간신히 손을 들어 화면을 가리키며 우물우물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한 강 할아버지. 그러나 '당신과 헤어진 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운다는 일념에 열심히 살아왔어요'라는 아내의 말에 강 할아버지 얼굴은 이미 쉴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돼있었다. 이날 상봉 시간은 한 가족당 2시간까지 가능했으나 강 할아버지는 몸상태가 좋지않아 1시간도 채 안되는 상봉시간을 가진 뒤 다시 휠체어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다. 딸 강씨는 "작년 교통사고를 당하고부터 도통 듣고 말하는 것조차 많이 힘들어졌다"며 "조금만 더 일찍 상봉이 이루어졌더라면 직접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하셨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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