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
“아부지 나 알아?”…“미안하다 미안해” |
제11차 이산가족 상봉단에 선정된 남쪽의 부인 김두님(77)씨와 딸 김정혜(58)씨는 29일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 북쪽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김기수(78)씨를 만났다.
결혼한 지 불과 3년만에 6.25전쟁이 터지고 당시 단국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 할아버지는 학교에 간다고 서울 용산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두절됐다.
부부로서의 애틋한 감정은 거의 기억이 없다는 김 할머니는 "(남편이) 많이 늙어 보인다"며 걱정을 한 반면 김 할아버지는 "(부인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옛날 그대로다"고 치켜세웠다.
노부부는 즉석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특히 할아버지는 "다시는 떨어져 못 살아"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전쟁이 끝나고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김 할머니는 당시 3살이던 딸 정혜씨를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전남 영암으로 내려갔다. 정혜씨가 가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김 할아버지가 행방불명된 지 2년 후 수원지법에서 날아온 사법고시 합격증뿐.
한참을 울기만 하던 정혜씨는 "아부지 나 알아? 난 몰라. 아부지 맞아?"라며 어리광부리듯 묻고는 또 오열했다.
김 할아버지는 "미안하다. 미안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딸을 도닥일 뿐이었다.
정혜씨는 "아무것도 모른다. 난 몰라"를 반복해 외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으며 30여분이 지나서야 자리로 돌아왔다.
(끝)
(끝)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