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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실시된 제1차 개성 시범관광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고려시대 성균관을 살펴보고 있다. 개성/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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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자연등 어우러져 “매력적” 1500여명 다녀와 북-현대아산 `요금 인식차’ 본관광 조기실현 힘들 듯
개성 시범관광이 7일로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달 26일과 2일, 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1500여명이 개성을 다녀왔다. 시범관광 결과, “관광요금만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자연을 위주로 한 금강산관광이나, ‘특별한 도시’ 평양에 비해 좀더 복합적인 관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선죽교·왕건릉 등 유서깊은 문화유적, 박연폭포 등 수려한 자연 풍광, 개성시를 축으로 한 북녘의 삶, 개성공단 등을 하루 만에 두루 보고 즐길 수 있는 점은 큰 매력이다. 시범관광 때 가장 인기가 높았던 곳은 박연폭포다. 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이나 정부 쪽도 이번 시범관광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일부 실향민의 지적처럼 “고향 집을 눈앞에 두고도 가 볼 수 없는 상황” 등은 앞으로 개선돼야 할 문제이다. 개성관광의 틀거리를 금강산관광과 비교하면, 남북의 관광협력 사업이 크게 진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강산관광은 기반시설 구축 등 거의 모든 것을 남쪽 사업자인 현대아산이 맡아 해왔다. 그러나 개성관광의 경우, 현대아산의 구실은 사실상 ‘모객 대행사’ 개념에 가깝다. 그만큼 북쪽의 구실이 커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관광이 본격화하면 북쪽은 하기에 따라선 관광요금 말고도 그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업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개성관광이 언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가라는 데 있다. 정부나 현대아산 모두 본관광의 조기 실현을 자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돈”이라고 말했다. 북쪽은 관광요금으로 관광객 한 사람에 150달러씩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관광객이 지불해야 하는 당일 관광요금은 30만원대에 이를 수 있다. 반면, 현대아산쪽은 “시범관광 요금인 1인당 19만5천원도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금강산관광 요금에 준하는 수준으로 결론이 나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강산 당일관광 요금은 11만~13만원 선이다. 이런 사정 탓에 정부 관계자도 “개성관광이 이른 시일 안에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성에 관광 갈 꿈에 부풀어 있는 이들은 좀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한편, 현대아산은 이번 시범관광 대가로 북쪽에 19만5천 달러를 지불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에 앞서 북쪽이 개성시내 환경을 개선하고 박연폭포 진입로 포장 등 기반시설을 강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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