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11 20:08
수정 : 2005.09.11 20:17
3차회담 ‘고농축 우라늄’… 4차회담 ‘경수로’
6자회담 미국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달 7일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경수로를 요구하며, 이것이 공동문건에 포함되기를 원했다. 북한은 핵에너지를 이용할 권리 뿐만아니라 경수로를 사용할 권리도 원했다. 이것은 협상 의제가 아니다. 북한 대표단은 평양에 돌아가 경수로는 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야 한다.”
4차 6자회담이 휴회한 데는 경수로 문제가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제기해왔던 고농축우라늄문제를 연상시킨다. 지난해 6월의 3차 6자회담까지 이 문제는 늘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면 현안인 플루토늄 문제를 도외시한채 미래의 핵인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내세워 북한을 일방적으로 굴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부시 2기 행정부 들어 6자회담 수석대표가 된 힐 차관보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 문제를 회담의 ‘입구’에 두지 않고 ‘출구’ 쪽에 뒀다. ‘모든 핵프로그램의 폐기’에 합의하고 그 이행과정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로 미룬 것이다.
경수로 문제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경수로를 회담의 입구에 놓으려 할 경우 회담은 결렬될 가능성마저 있다. 힐 차관보는 경수로는 당면 현안이 아니라 미래의 문제이며, ‘가설적 쟁점’이라고 말했다. 경수로 역시 고농축우라늄문제와 마찬가지로 핵의 평화적 이용권 확보라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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