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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3 14:48 수정 : 2005.09.13 14:48

병력ㆍ부대 줄이고 첨단전력 보강..683조원 소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13일 발표한 2020년 미래 국군의 청사진은 한마디로 군 조직의 살을 빼는 대신 첨단 전력을 보강한다는 것이 골격이다.

특히 군 조직을 경량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개혁과제를 (가칭)국방개혁기본법안에 담기로 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이들 과제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 중단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선진국 군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합참이 발표한 2020년 군구조 설계도는 합참의 기능 강화, 병력감축, 부대구조 개선, 전투효율이 증대된 무기와 장비 확보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합동군체제하에서 각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려면 합참의장이 전투부대를 작전지휘하고 각 군의 작전지원 관련 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합참으로부터 일선 전투부대에 이르는 지휘체계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는 병력 절감과 부대구조 개선이 필연적인 과제라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감축되는 병력 18만1천명가운데 육군이 17만7천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군사령부 1개와 군단 4개, 사단 23개를 줄이기로 한 것은 현대전의 추세와 한반도 안보환경을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해상에 있는 항공모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이용해 적의 지휘부를 무력화하고 항공기를 이용한 고성능.지능형 유도폭탄으로 적의 주력 화력부대를 궤멸시키는 등 현대전이 우주.정보전쟁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지상군 전력의 슬림화는 필연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병력을 줄인 만큼 군단과 사단에 전투 효율성이 대폭 증대된 첨단 전력을 보강해 작전반경을 2~3배 늘린 것은 비록 병력을 감축하더라도 전투력은 강화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군단 작전반경이 현행 30㎞×70㎞에서 100㎞×150㎞로 2~3배 가량 확장되고 사단 작전반경도 30㎞×60㎞로 두 배 가량 늘어나게 된 것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지상작전 개념이 대폭 바뀔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적지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해군이 잠수함사령부와 항공사령부, 기동전단을 창설하고 공군이 남부전투사령부에 이어 북부전투사령부를 창설해 작전반경을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한 것도 미래 불투명한 안보환경에 적극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이해된다.

전방군단 7개를 4개로 축소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대북 억지력이 약화된다는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지만 해.공군, 해병대 개편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 구조개편은 미래 예상되는 전쟁에서 이기는 부대를 만들고, 미래 한반도를 위협하는 특정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3군의 전투력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지휘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대북 억지력 공백 우려감을 불식하려고 1개 기동군단을 창설, 전략적 융통성을 보장하고 다연장로켓과 에이테킴스 미사일 등을 갖춘 유도탄사령부를 대안으로 내놨다.

2020년까지 3단계로 추진될 군 구조개혁안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68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방부는 올해 국방비 증가율이 9.9%이고 2015년까지 연평균 11% 내외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원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군 구조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냉전이 종식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상황 등을 감안할 때 재원확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한 개혁안 자체가 1990년대 국방개혁 청사진이었던 '8.18계획'과 1998년 국민의 정부에서 시도됐다가 좌절됐던 일부 과제를 짜깁기 하는 등 선명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점에서 얼마만큼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병력과 부대 수 면에서 가장 변화가 심하고 기존에 누리던 기득권을 포기해야할 상황에 처한 육군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도 개혁안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개혁의 당위성을 국민에게 홍보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지도자의 개혁 마인드가 확고하고 국방개혁기본법(가칭)으로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만큼 관련부처와 협의해 소요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귀근 이귀원 기자 three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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