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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롯데에 개성관광사업 제의 |
북한이 최근 롯데관광에 개성관광 사업을 제의함에 따라 북한과 현대그룹 사이에 힘겨루기 양상을 빚어온 대북사업 구도에 변화가 따를지 주목된다.
이순남 롯데관광 이사는 13일 “지난 8월26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2005 평양오픈 골프대회’에 참가했던 김기병 회장이 29일 북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최승철 부위원장으로부터 ‘롯데가 개성관광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구두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일단 직접 제의를 받은 이상 사업성을 면밀히 따져 북쪽에 조만간 답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쪽의 제의는 대북사업을 둘러싸고 현대그룹이 북한 쪽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대북사업에서 현대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관광은 이에 앞서 지난 1991년 베이징과, 92년 평양에서 연거푸 북한으로부터 관광사업 제의를 받았고, 지난 6월에는 평양관광 제의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는 “92년엔 김달현 당시 정무원 부총리와 합의서까지 작성했으나, 시기상조로 판단해 포기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관광은 철도공사와 합작투자해 만든 ‘케이티엑스(KTX) 관광레저’를 통해 개성 열차관광을 실현하기 위해 이미 지난 3월 통일부로부터 대북접촉 승인을 얻었다. 롯데관광은 “현대에서 버스로 육로관광을 하니 우리는 열차관광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성관광사업은 지난 2000년 북쪽과 맺은 7대 독점사업 합의서에 따라 현대아산이 독점권을 갖고 있어 롯데관광이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아산의 동의 없이는 쉽게 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현대 쪽과 금강산에 콘도를 짓는 문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학 박순빈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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