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15 19:03
수정 : 2005.09.15 19:40
북한과 미국이 제4차 6자 회담 2단계 회의 사흘째인 15일 오전 다시 만났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회담 참가 6개국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회담을 지속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이날 논의를 토대로 의장국인 중국이 4차 초안을 수정한 5차 초안을 내놓고 휴회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나라들은 추석 전에 끝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숙소를 나서면서 중국의 수정안 제시 가능성과 회담 지속 여부에 대해 “오늘 전체회의를 해봐야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유연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한국은 공유 면적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오전 11시40분(현지시각)부터 1시간30분 가량 만났으나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양쪽 대표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고 전했다.
북-미 협의에 앞서 힐 차관보는 숙소에서 “우리는 북한이 원하는 좋은 제안을 많이 냈으며, 그것은 안전 보장, 체제 인정, 국제금융기구 가입, 에너지 지원 같은 것들”이라며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하는데 (북한이) 엉뚱한 것을 테이블에 놓고 얘기했다”고 말해, 경수로 논의에 부정적인 뜻을 재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4차 초안의 제안에 집중해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며 “내가 북한 대표라면 패키지에 담긴 제안들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북한이 전날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하기 전에 새 경수로를 지을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미국과 6자 회담 다른 참가국들에 요구했다며, “북한의 이런 요구는 합의문 채택에 새로운 걸림돌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미의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자, 송 차관보는 이날 북한의 경수로 요구에 처음으로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한-중 협의에 나서기에 앞서 “북-미를 중재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입장이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 순서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북-미, 한-중 협의 이외에 북-일, 북-중, 한-미 양자협의가 차례로 열렸다. 베이징/강태호 유강문 기자,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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