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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6 21:44 수정 : 2005.09.16 21:44

북한이 16일 이틀 연속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것도 지난 1단계 회담 때처럼 북한대사관 앞에 서서 약식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6자회담 공식 브리핑 장소인 댜오위타이 호텔 기자회견장을 빌렸다.

또 할 말이 있을 때 아무런 통보없이 갑작스럽게 했던 과거의 경우와는 달리 1시간 가량 전에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 통보해 주기까지 했다.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매일같이 회담 진행상황과 전망에 대해 브리핑을 해왔지만 북측이 연이어 회견을 자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핵의 평화적 이용 권리와 관련된 경수로 보유 문제를 두고 연일 미국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자신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회견을 자청한 까닭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아침 저녁으로 기자들에게 북측 주장이 비합리적라며 고강도로 대북 비판을 가하자 명분면에서 궁지에 몰릴 것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의 진의를 알아달라'는 제스처인 셈이다.

그러나 과거의 일부 사례처럼 회담을 파국으로 몰거나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오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정반대의 시각도 회담장 주변에서 나돌았다.

이날 북한은 여느 때의 회견때와 달리 북미간 핵문제의 연원까지 나름의 논리로 소상히 설명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에 명분을 쌓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1994년 북미간 제네바 합의부터 시작해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 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는 현학봉 북한 대변인의 말 하나 하나에서 이런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현학봉 북한 대변인의 `부드러운' 어조는 상당히 눈에 띄었다. 경수로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부드러운 남자' 힐 차관보의 어투가 드세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실체는 이렇다. 제발 믿어달라'는 간곡함으로까지 들렸다.


북한은 과거 6자회담 동안 할 말이 있을 때면 기자들을 주중 북한대사관 안으로 불러들이거나 정문 앞에서 `골목회견'을 하는 등 자신들의 영역을 떠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이틀 연속으로 `호텔 회견'을 했다. 때문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던 취재진들은 2단계 회담에서만은 `친절한 북한'의 자세 때문에 여유를 갖고 회견을 경청할 수 있었다.

지난 1단계 회담에서는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두 차례 북한대사관 정문앞에 서서 간단하게 발표문을 읽고 `훽' 돌아서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북한은 기자들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채 자신들의 입장만을 밝힌 채 총총 걸음으로 기자들의 아우성 속에서 호텔을 유유히 빠져나가 취재진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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