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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6 18:46 수정 : 2005.09.26 18:46

23일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서 자전거 전달식을 마친 뒤 강재홍(앞줄 오른쪽) 한국교통연구원 원장과 김동근(앞줄 왼쪽)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한 관계자들이 관리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

“두 바퀴에 남북경협 싣고 씽씽 달리길”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입니다. 저희들이 보낸 자전거가 경협 발전에 조그만 ‘페달’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 23일 개성공단에 출퇴근용 자전거 1000대를 전달하고 온 강재홍(48) 한국교통연구원장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북한으로 향했던 콘테이너 차량 10대에는 통일문제연구협의회 소속 37개 연구기관·사회단체 등의 기금으로 마련한 자전거 900대와 코렉스자전거가 기부한 100대가 실려 있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쪽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겨울에는 각 공장에 휴게소가 미처 마련되지 못해 노동자들이 차가운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출퇴근은 아직까지도 사정이 좋지 않다. 현재 개성공단의 북쪽 노동자는 3011명에 이르지만, 통근버스는 17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버스 한 대가 100~150명씩의 노동자들을 콩나물시루처럼 실어 나른다. 힘에 부친 통근버스의 고장도 잦다.

때문에 이번에 보낸 자전거는 개성공단과 바로 이웃한 봉동 지역의 근로자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거라고 강재홍 원장은 말한다. 걸어서 20~30분씩 걸렸던 출퇴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북쪽에서는 변속기어가 없고 앞쪽엔 바구니, 뒤쪽엔 짐받이가 달린 자전거를 요구했다. 조작장치가 단순해야 고장이 적고, 바구니가 있어야 노동자들이 도시락 따위를 갖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쪽에서 부탁한 자전거는 남쪽에서는 이미 단종된 기종이었다. 다행히 코렉스자전거에서 흔쾌히 별도 제작을 하기로 결정했다.

고양시 자전거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강재홍 원장은 내년 봄엔 한 번 더 자전거를 모아서 개성공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자도 늘고, 자전거도 더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북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이 잘 되면 남북관계도 자전거처럼 잘 굴러갈 겁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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