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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5 22:19 수정 : 2005.10.05 22:19

남쪽에서 지원한 자금으로 생산한 콤바인으로 강현욱 전북지사(콤바인에 앉은 이)가 4일 황해남도 신천군 협동농장 들녘에서 벼베기를 하는 동안 북쪽 관계자 2명이 탈곡된 벼가 담기는 자루를 살피고 있다. 신천/전북도 제공

황해도 들녘 알알이 ‘평화의 결실’

평화로워 보이는 들판은 잘 익은 벼들로 황금 물결을 이뤘으며, 이미 추수를 끝내고 볏짚을 수북이 쌓아놓은 곳도 있었다. 들판 곳곳 눈두렁에서 펄럭이는 붉은 깃발과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등의 구호판이 없었다면 이곳이 북한 황해남도 신천군 재령평야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없을 듯했다.

전북도 등 지원 현장방문

4일 평양에서 신천으로 가는 길은 한적했다. 신천은 황석영씨의 소설 〈손님〉의 배경이 된 곳이다. 1시간10여분 달릴 동안 자동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들판길을 오가는 우마차가 이따금 보일 뿐이었다.

1960~1970년대에 벌써 농촌 기계화를 이뤘던 북한이지만, 2005년 가을의 풍경에 기계는 없었다. 농민들은 대신 낫을 들고 가을걷이를 하고 있었다. 많은 곳에서는 20~30명이 길게 늘어서 부지런히 팔을 움직이고 있었다.

“농기계를 지원해줘서 고맙다. 전북도 등이 지난해 지원한 농기계(경운기 100대와 콤바인 50대 등)는 이미 협동농장별로 분배했다.”

김일호(41) 신천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신천군 백석리 농기계수리 분공장소에서 강현욱 도지사 등 전북대표단을 맞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영대 북쪽 민족화해협의회 회장도 전날 저녁 평양에서 전북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 농업분야의 교류 성과는 6.15 공동성명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천군에 농기계를 보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작황도 좋아요”

전북도 등은 이번 방문에서도 종합수확기인 콤바인 20대의 기증서를 신천군에 추가로 전달했다. 또 이날 신천군 들녘에서는 남쪽 기술을 지원받아 조립생산한 콤바인을 이용한 벼베기 시범도 진행됐다. 시범에는 북쪽 관계자 예닐곱 명이 나와 콤바인 작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강 지사는 이 자리에서 “농업교류가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인 대화로 결실을 보여 남북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며 “힘찬 농기계 소리가 울려 퍼져 남북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합심해서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북쪽 김 위원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작황이 좋아 1정보(㏊)당 4~5t씩을 생산한다”며 “남북 농업협력 사업이 큰 성과를 이뤄나가도록 하자”고 화답했다.

250평 규모의 신천 농기계수리소는 남쪽에서 보내준 자금으로 추진돼 이달 20일께 완공된다. 이 공장이 들어서면 그동안 남쪽에서 보내준 농기계 뿐 아니라 북쪽의 오래된 농기계도 수리하는 등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남쪽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남쪽 기술이전도 ‘한창’

지난해 3월부터 전북도가 추진한 남북농업협력사업의 작은 성과는 평안남도 강서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3일 둘러본 강서군 산업노동자구역의 ‘우리민족·금성·동양농기계공장’에서는 남쪽의 기술이전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동안 전북도 3억원, 14개 시·군에서 5천만원씩 7억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7억8600만원 등 17억8600만원이 남북농업협력사업에 지원됐다.

평양/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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