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11 19:40
수정 : 2015.10.1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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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함께 손을 들어 군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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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공개 안해
군사적 긴장 높이지 않으려 한듯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개량형 케이엔(KN)-08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300㎜ 신형 방사포 등 신무기를 공개했다. 하지만 예상됐던 수준의 무기로, 군사적 긴장의 수위를 높이지 않으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티브이>가 10일 생중계한 열병식을 보면 개량형 케이엔-08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사정거리는 1만2000㎞로 미국 서부를 사정권으로 두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다를 가능성도 있다. 이 미사일이 2012년 김일성 100회 생일(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될 당시엔 탄두가 뾰족한 형태였으나 올해 열병식에선 둥글게 개량된 형태였다.
열병식에서 개량형 케이엔-08이 지나갈 때, 북한 내부용인 라디오 방송 <조선중앙방송>에선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위력한 전략 로켓들이 연이어 나간다”고 소개했지만, 대외적으로 보도되는 <조선중앙티브이>엔 이런 언급이 없었다. 통일부는 “대외적 방송에는 자극적인 용어를 자제하는 등 대외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무력 과시보단 경축 분위기 조성에 중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케이엔-08이 실물인지 여부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 핵탄두 탑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300㎜ 신형 방사포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군당국은 “300㎜ 방사포는 중국제를 모방 생산한 것으로 현재 개발완료 단계에 있으며, 최대 사거리는 140㎞ 내외(수도권 포함)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병식에선 2013년 정전협정 60주년 열병식에서 나왔던 핵 로고가 그려진 배낭을 멘 보병부대도 행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개발 수준을 고려할 때 문제의 배낭에는 공격용 물질보다는 방호의복 같은 방어용 장구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던 ‘북극성’이란 이름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은 공개하지 않았다.
열병식은 군 병력 2만여명, 군중 10만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정부에선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병력은 2012년 김일성 생일(태양절) 100돌 열병식보다 대규모이나, 장비 규모 면에서는 적은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군당국에선 열병식에 나온 무기는 무인공격기와 티(T)-34 구형전차, 스커드·노동·무수단 탄도미사일, 수호이-25기 등 30여종 290여대이며, “대부분 이미 공개된 장비”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는 예년 수준을 넘지 않았다”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등 신형 위협 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중국 등 대외 관계를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당분간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낮게 예측하지만, “북한이 지난 5월에 했던 잠수함 발사 미사일 사출시험보다 한 단계 발전한 수준의 발사시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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