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5 01:21
수정 : 2016.04.1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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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인 ‘류경’에서 북한 여종업원들이 근무할 당시의 모습.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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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종업원 ‘집단 탈북’ 의문점 여전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 지배인 ㅎ(36)씨와 여성 종업원 ㄹ(37)씨 등 모두 13명이 이른바 ‘집단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지 14일로 일주일이다. 식당에 남은 북한 종업원 7명은 평양으로 복귀한 가운데, 북쪽은 조만간 관영 매체들을 통해 이들의 인터뷰를 내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명의 북한 송환 과정을 둘러싼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아울러 ‘탈북’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명확한 반응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 7명, 평양으로 돌아가기까지 “(해당 식당의 종업원의) 상당수가 왔다. (남은 종업원들 중) 다른 생각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 10일 통일부 당국자는 ‘집단 탈북’자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생각 하는 분’들을 놓고 각종 추측이 나돌았다. 모두 20명인 북한식당 종업원 가운데 지배인 등 13명이 한국에 들어온 7일 이후로, 중국 닝보에선 남은 7명을 둘러싼 남북 관련 당국의 물밑 다툼이 격하게 벌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여러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남은 7명에 대해 한국 관계당국이 추가 탈북을 꾀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은 7명 가운데 3명은 지배인 ㅎ씨가 탈출 준비에 나선 5일 오전 이런 사실을 북쪽 당국자한테 알리러 인근 대도시로 떠났다가 이날 저녁 북한 당국자들을 대동하고 돌아온다. 그사이 ㅎ씨 등 13명은 상하이로 떠나 6일 새벽 말레이시아행 여객기를 탔다. 바로 그날 오후 남은 7명 가운데 2명이 잠적했다고, 북한식당의 중국인 경영책임자는 전했다. 이 책임자는 “2명이 한국 영사관에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국가정보원이 움직였지만, 결국 남은 7명 모두 북한대사관 책임자와 함께 있다가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경영책임자는, 잠적했던 2명의 신변을 크게 걱정했다.
■ “확인 결과, 출국했다”는 중국 13명의 ‘집단 탈북’에 대해 중국 정부는 11일 외교부 대변인 공식 브리핑 외에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브리핑의 핵심은, “북한인들의 실종신고를 받고 확인한 결과 유효한 여권을 갖고 출국”했으므로 불법 월경한 ‘탈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있다”는 탈북자 문제 관련 중국 정부의 일관된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와 다수 언론은 “대북 제재에 동참한 중국이 협조 또는 방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12일 조선적십자회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의 집단 유괴납치”라고 비난하며 “해당 나라의 묵인하에”라는 표현을 쓴 것도, 중국에 대한 비판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확인 결과”라는 조건어구 표현에 주목해, 13명의 탈출 사실을 중국 정부가 사후에나 알았으리라는 설명도 나온다. 정통한 소식통은 “단체수속을 가볍게 하는 관행 때문에 중국 출국심사대를 쉽사리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말레이시아행 비행기를 타는 일이 합법이므로, 출국심사 직원이 ‘북한’에 주목하지 않고 통과시켰으리라는 얘기다.
김진철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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