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7 13:52
수정 : 2016.05.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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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와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를 녹화실황중계했다. 사진은 주석단에 올라서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모습.조선중앙방송 화면갈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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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 당대회에 보고 길어지는 듯…내용은 미공개
윤병세-존 케리 오전 전화통화…북 압박공조 재확인
36년 만에 열린 제7차 북한 노동당 대회 이틀째인 7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가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 북한 매체들은 2일차 회의에서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 보고가 계속된다’고 보도했을 뿐 사업총화 보고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1일 회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시작하시었다.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는 2일 회의에서 계속된다”고 보도했다. 당 대회는 6일 오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김 제1비서의 개회사와 함께 시작됐다. <노동신문>은 7일치 2면에 김 제1비서의 사진과 함께 개회사 전문을 실었을 뿐, 이틀째 이어진 사업총화 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싣지 않았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는 개회 다음날인 10월7일 <노동신문> 13개 면에 김일성 주석의 개회사와 사업총화 보고 전문이 실렸었다.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 보고가 이틀째 계속된 것은 당 대회가 36년 만에 열려 사업 총화 대상 기간이 길고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 김일성 주석은 대회 첫날인 10월10일 같은 장소에서, 1970년 5차 당대회 이후 10년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 등 사업총화를 6시간 가까이 당 대표자들에게 보고했었다. 10년치에 해당하는 보고가 5~6시간이었던 만큼, 36년 기간을 정리하는 사업총화 보고는 이틀에 걸쳐 진행하기로 계획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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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제7차 당대회에서 양복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보고서를 낭독하는 모습이다. 2016.5.6 [NHK 방송 화면 촬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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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한국정부 당국은 당대회 1일차에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와 대회 집행부 구성, 2일차에 당 중앙검사위 사업총화 보고와 당규약 개정 토의 및 결정서 채택, 3일차에 당 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 및 당 중앙검사위 위원 선거와 폐회사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가 이틀째 이어짐에 따라 이번 대회는 4~5일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신문>은 첫날인 6일 김 제1비서의 개회사 이후 대회 집행부를 구성하고 ‘대회 의정’ 승인에 이어 김 제1비서의 당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가 시작됐다고 7일 보도했다. 대회 의정은 당 중앙위 사업총화, 당 중앙검사위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김 제1비서의 당 최고수위 추대,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 5가지다.
이번 당 대회 집행부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38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해 말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비서의 장의위원 명단에 없던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와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 등이 대회 집행부에 올랐다. 이들을 포함해 대회 집행부에 오른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극렬·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 대남 비서,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미국, 한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이밖에 최룡해 당 비서, 김기남 선전담당 비서, 리명수 군 총참모장,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 리수용 외무상, 안정수 당 경공업부장 등으로 집행부가 구성됐다. 최근 건강이상설이 돌았던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와 임철웅 내각 부총리는 집행부 명단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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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와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개막한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를 녹화실황중계했다. 사진은 정장차림의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제7차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장면. 조선중앙방송 화면갈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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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대회 직전 일각에서 예상한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38노스는, 지난 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핵실험장 내부에서는 낮은 수준의 활동만 관찰되지만 핵실험장 남쪽 6㎞에 위치한 통제센터로 보이는 곳에서 지난 2일 없었지만 이번에 포착된 4대의 차량은 핵실험 준비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기록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핵실험 준비기간을 제외하고 통제센터로 보이는 장소에서 차량들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과거 2~4차 핵실험을 벌인 북쪽 갱도의 입구에서 서쪽으로 20m 부근에서, 지난 2일 관찰됐던 상자 또는 손수레가 사라진 대신 트럭 1대와 소형 차량 몇 대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7차 당대회 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과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이날 밝혔다. 윤 장관과 케리 장관은, 북한이 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최고 치적으로 선전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기로 했다. 또 케리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의 확고한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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