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9 22:30
수정 : 2016.05.09 22:59
결정서에 ‘경제 5개년 전략’ 명시
“정례화할 계획인 것 같다”
과거도 경제계획 종료시점 열어
북한이 다음 조선노동당 대회(당대회)를 5년 뒤에 열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7차 당대회 ‘중앙위 사업총화’ 보고에 따라 ‘당대회 결정서’에 명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년, 5개년 전략)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당대회에서 제안·결정한 중기경제계획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다음 당대회를 열어 이를 총화하고 새 계획을 내놨다. 제3차 당대회(1956년 4월) 때 ‘인민경제발전 1차 5개년 계획’(57~61년)이라는 중기경제계획을 처음으로 내놨고, 이 계획이 끝나는 해인 1961년 9월 4차 당대회를 열어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61~67년)을 새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계획이 마무리되는 67년엔 5차 당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대신 그 전해인 1966년 10월 제2차 당대표자회를 열어 ‘인민경제발전 7개년 계획’의 ‘3년 연장’을 결정했다. 중·소 분쟁과 쿠바 미사일 위기, 베트남전쟁 등의 여파로 ‘국방·경제 병진정책’을 채택하는 등 경제 개발에 집중할 수 없었던 사정 탓이다. 5차 당대회는 ‘3년 연장’이 끝나는 시점인 1970년 11월에 열렸다. 이 대회에서 ‘인민경제발전 6개년 계획’(71~76년)이 결정됐다. 선례에 따르면 6차 당대회는 이 계획이 끝나는 시점인 76년 즈음에 열려야 했지만, 실제론 당 창건 35돌인 1980년 10월에 열렸다. 이 대회에서는 중기경제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 대신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 전망 목표’라는, 구체적인 경제계획이 아닌 추상적인 ‘목표’가 제시됐다. 1970년대 이후 ‘○○일 전투’로 불린 빈번한 ‘속도전’을 벌였음에도 계획치를 달성하지 못한 탓이다. 그리고 36년의 긴 공백 끝에 열린 7차 당대회에서 ‘5개년 전략’이 제시됐다.
조선노동당 문제에 밝은 전직 정부 고위 인사는 9일 “5개년 전략은 다음 당대회를 5년 뒤에 열겠다는 뜻”이라며 “당대회를 정례화하려는 계획인 것 같다”고 짚었다. 당대회의 정례화는 당과 국가 기능의 ‘정상화’를 지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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