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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25 22:35 수정 : 2016.08.25 22:35

북, 1분47초짜리 동영상 공개
발사성공 대대적 보도 ’자신감’
수면 위 솟구친 뒤 엔진 점화
대기권 재진입에도 성공한 듯
군 “재진입 뒤 낙하속도 미달”

북한이 잠수함발사미사일(SLBM·북극성·KN-11) 시험발사에 대해 “핵심 기술지표들이 작전적 요구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25일 공개한 내용을 보면, 북한의 주장대로 기술적으로 큰 무리 없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티비>에 공개된 1분47초짜리 미사일 발사 장면 동영상에서는 미사일이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굉음과 함께 불꽃을 내뿜으며 해수면 위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공개된 사진들에서도 미사일은 밝은 불꽃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최대 발사심도에서 고각 발사 △탄도탄 랭 발사체계(콜드 런치)의 안전성 △대출력 고체발동기(고체연료 엔진)의 시동 특성 △출수 후 비행시 탄도탄의 계단별 비행동력학적 특성 △계단열분리체계(단 분리)와 조종 및 유도체계들의 믿음성 △재돌입 전투부(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의 명중 정확도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체로 전날 미사일 발사 뒤 국내 언론에서 추정했던 성능들을 재확인하는 내용들이다. 고각 발사는 정상보다 더 높은 각도로 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고도 400㎞ 이상 올라가는 궤적을 그렸다며, 최고 고도 300~400㎞ 정도의 정상 발사를 했을 경우 사거리가 500㎞의 두 배인 1000㎞일 것으로 추정했다. 콜드 런치는 잠항 중인 잠수함에서 고압의 공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수면 위로 솟구치게 한 뒤 미사일 엔진에 점화해 발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북한이 올 4월 발사 때도 성공적으로 시현한 바 있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도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기권 재진입의 경우 고도 50㎞ 안팎에서 최대 낙하속도인 마하 10 정도로 낙하하다 이후 대기권의 저항을 받아 급격히 속도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에 대기권 재진입 성공을 자랑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경우는 최대 낙하속도가 마하 20이 넘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문제”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고체연료 엔진 장착도 예상됐던 것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서 미사일 로켓의 불꽃이 크게 퍼지는 모습은 전형적인 고체연료 엔진의 징표로 분석된다. 군 당국자는 “액체연료 엔진은 밝은 불꽃이 노즐을 따라 좁게 뻗어나오면서 넓게 확산되지 않아, 맨눈으로도 구별된다”고 말했다.

애초 북한은 액체연료 엔진으로 잠수함발사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당시 이 액체연료 미사일은 옛 소련이 60년대 개발한 ‘R-27’을 기반으로 일부 개조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북한은 올 4월 시험발사 때 고체연료 미사일로 바꿔, 30여㎞를 비행했다. 당시 이런 변화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 존 실링은 지난 4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서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바꿨다면 이 미사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지금까지 거둔 성취는 쓸모없는 노력이 될 것”이라며 미사일을 새로 디자인하게 됨에 따라 발사 성공이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은 불과 넉 달 만에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의 주축은 스커드(사거리 300~700㎞), 노동(사거리 1200㎞), 무수단(사거리 3000㎞) 등 액체연료 미사일이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120㎞인 KN-02가 유일하다. 북한이 지난 3월 고체연료 엔진 개발 장면을 공개한 적이 있지만, 실제 기술 수준은 미지수였다.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으로 고체연료 미사일 수준이 만만찮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확인된 변화는 잠수함발사미사일의 하단부에 격자형 날개(grid fin)가 달렸다는 점이다. 과거 시험발사 때는 없던 것이다. 격자형 날개는 지난 6월23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 하단부에도 8개가 달린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미사일의 무게 중심을 맞추고 동체가 정상적으로 비행하도록 도와주는 보조 날개로 분석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낮 12시30분 전날 실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25일 1~2면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관련 사진 24장을 게재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발사 당시의 SLBM(왼쪽)과 오늘자 사진의 SLBM 모습을 비교한 것으로, 하단부 톱니 모양의 장치가 추가된 것이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이 간부들과 지난 24일 북한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안에서 실시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참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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