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2.03 14:42
수정 : 2017.02.03 14:53
“조직지도부, 보위성 강도 높은 조사…처벌 수위·대상자 확대 가능성”
‘체제 불안정성 증가’ vs ‘김정은 권력다지기 일단락’ 해석 엇갈려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인 국가보위성의 김원홍 보위상이 최근 해임됐다고 정부가 확인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1월 중순 북한 국가보위상 김원홍이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인민군) 대장에서 소장으로 강등된 뒤 해임됐다”며 “조직지도부가 김원홍과 보위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처벌 수위와 대상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김 보위상 해임의 배경을 두고 “지도부 사이의 알력,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을 둘러싼 갈등 문제 이런 것을 여러 추측의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력 내부 암투에 따른 해임이라는 얘기다.
정부 당국자는 “조사 과정에서 보위성 부상급 등 다수의 간부가 처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의 핵심 측근이자 공포정치를 뒷받침해온 김원홍을 ‘토사구팽’한 것은 민심 이반이 심화하자 김원홍과 보위성에 책임을 전가해서 주민을 달래고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김 보위상의 해임을 현재로선 숙청·실각이라 판단할 상황이 아니지만, 김 보위상의 측근이 처형된 사실에 비춰 상황 전개에 따라선 일정 기간 자숙 뒤 복귀가 아닌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김 보위상의 해임은, 김정은 시대 ‘5대 군부 주요 직책’(인민군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상, 국가보위상, 인민보안상) 가운데 지금껏 교체되지 않은 마지막 한 명의 신상 변화라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정부는 김 보위상의 해임을 “체제 불안정성 가중”(통일부 대변인)으로 보지만,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다지기의 일단락으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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