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2 22:10
수정 : 2017.04.12 22:15
1998년 폐지했다가 19년만에
“국제 고립 벗어나려 활용 의도”
북한이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1998년 폐지된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내세워 대외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29일 열린 제4차 회의에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되면서, 유일 영도체계 구축을 위한 권력구조를 완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북미 간 긴장국면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그는 이날 회의에서 대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최태복 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평가 △2017년 예산 편성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구성 등 5개 의안을 결정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1992년 헌법에 따라 설치됐다가 1998년 헌법 개정으로 폐지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위원장에는 리수용 당 장앙위 국제담당 부위원장이 선출됐으며, 위원으론 리용남(내국부총리)·리선권(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김계관(외무성 제1부상) 등 대외관계에 경험이 많은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외교위원회 신설은 대북압박 강화에 따른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를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당 조직지도부 조사 뒤 강등·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보위상은 이번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애초 이 회의에서 김 보위상의 국무위원직을 박탈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별다른 움직임 없이 후임자 인선도 이뤄지지 않아 국가보위상이 공석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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