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24 15:39
수정 : 2017.09.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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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장소인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9월23일 발생한 자연지진(왼쪽)과 3일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오른쪽) 파형. 자연지진은 P파에 비해 S파가 우세한 반면 인공지진은 P파가 우세하고 S파가 관측되지 않는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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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풍계리 인근에서
23일 오후 1시와 5시 각 규모 2.6, 3.2 지진
국내외 지진기관·전문가 ‘자연지진’ 분석
지구조 변형·산사태·갱도 붕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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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장소인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9월23일 발생한 자연지진(왼쪽)과 3일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오른쪽) 파형. 자연지진은 P파에 비해 S파가 우세한 반면 인공지진은 P파가 우세하고 S파가 관측되지 않는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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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북한 6차 핵실험 장소 부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규모 2.6과 3.2의 지진은 핵실험으로 유발된 강력한 지진동이 이 지역에 그동안 쌓여 있던 지구조 응력을 배출하는 효과를 가져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 등 국내외 지진관측 기관들도 자연지진은 맞지만 핵실험 영향으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상청은 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9㎞ 지역에서 23일 오후 5시29분 16초(한국시각) 규모 3.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2㎞ 안팎으로 6차 북한 핵실험 장소에서 북북서쪽으로 약 6㎞ 지점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규모 3.2 지진을 정밀분석하는 과정에 앞서 오후 1시43분께 같은 지점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던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들 지진이 인공지진이 아닌 자연지진인 것으로 판단했다. 그 근거로 P파에 비해 S파가 우세하고 공중음파 관측자료에 특이한 현상이 분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규모가 3.5, 진원 깊이를 5㎞로 발표하고 지진 원인에 대해선 “자연지진인지 인공지진인지 확정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국 지진관측기관인 국가지진대망(CENC)은 지진 규모를 3.4로, 진원의 깊이를 0㎞로 추정하면서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정밀 분석을 통해 인공지진이 아니라고 수정 발표했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이번 지진이 6차 핵실험 영향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기구의 라시나 제르보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6차 핵실험 직후 발생했던 2차 지진과 23일의 두 차례 지진 모두 6차 핵실험에 의한 ‘붕괴’ 등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안전 통제를 위해 낮 시간에 해왔다는 점, 규모가 3.2로 작다는 점 등을 들어 핵실험에 의한 인공지진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홍 교수는 또 풍계리가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이 가장 적은 지역의 하나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자연지진 가능성도 배제했다. 홍 교수는 “6차 핵실험으로 인해 유발된 강력한 지진동이 이 지역에서 그동안 쌓여 있던 지구조 응력 배출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산사태나 핵실험장 갱도의 대규모 붕괴도 원인일 수 있다”며 “실제 인공위성 간섭영상 분석을 통해 북한 6차 핵실험 직후 핵실험장 인근 산정상부에서 최대 4m 정도의 변형이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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