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9 11:25
수정 : 2017.10.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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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게르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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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게르만 카자흐대 역사학 교수 논문
남북 구분없이 독립운동 기여하고
문화·언어 다양성 가운데서 살아
과거평가와 미래비전 제시 가능
“카자흐스탄 고려인을 남북의 화해를 돕는 중재자로 키워야 합니다.”
김게르만 (사진)카자흐국립대 역사학 교수이자 한국학센터 소장은 오는 20일 열리는 ‘2017통일인문학세계포럼’에서 이런 주장을 내놓는다. 김 소장은 카자흐스탄국립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한반도 통일과 CIS 고려인들의 중재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고려인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이는 6자회담 중단이 장기화하고 북-미 갈등이 계속 악화되면서 남북한이 중재자다운 중재자를 갖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김 소장은 논문에서 “카자흐스탄 고려인이 갖고 있는 특이한 아래의 배경이 남북한 사이의 관계 조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우선 카자흐스탄 고려인, 더 나아가 러시아 및 독립국가공동체(CIS)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한반도 북부는 물론 남부 지역 출신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욱이 고려인들이 독립운동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남북이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부분도 중재자로서의 큰 자산이다.
또한 고려인들은 북한 정권의 사회주의 체제 건설에 참여했으며, 소련의 스탈린 체제 및 그 이후 변화과정까지 경험한 바 있다. 어쩌면 북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평가와 함께 미래의 전망 내지 비전까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그룹 중 하나인 셈이다.
김 교수는 더욱이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사고방식이 ‘카자흐스탄의 영향’을 받아 문명·문화·언어의 다양성 가운데 살아오고 있다는 점도 중재자 능력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카자흐스탄은 이주와 강제이주, 망명, 소련 시대의 공업화와 처녀지 개발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폭넓은 다민족인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스탈린 시대에는 극동지역의 고려인뿐만 아니라, 유럽과 맞닿아 있는 소련 서부지역의 유대인들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킨 바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을 선도적인 중재자로 인정하면서 공동의 프로젝트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이 공동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작은 연구그룹으로 출발해서 장래에는 ‘남북한연구소’로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런 상시적 틀을 갖추어나가면서 “정치에 가장 적게 예속된 인도주의적 영역, 즉 문화, 예술, 스포츠에 중점”을 두고 남북 공동프로젝트를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재러 고려인들은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돌이던 2014년에 모스크바를 출발해 북한 지역을 통과한 뒤 부산까지 이어지는 자동차 랠리를 남북 당국 모두의 승인을 받아 진행한 바 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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