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26 18:20
수정 : 2018.01.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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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쪽 선발대가 24일 마식령스키장을 점검했다. 사진은 마식령스키장 전경.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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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남쪽 사전 점검단 방북 점검 결과
“비행장, 스키장 시설 관리·상태 양호”
남북 합동문화행사는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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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쪽 선발대가 24일 마식령스키장을 점검했다. 사진은 마식령스키장 전경.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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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는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마식령스키장에서 열리는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에 참가할 남쪽 선수단 일행은 갈마비행장을 이용할 전망이다. 남쪽 선발대의 점검 결과 마식령스키장과 갈마비행장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관리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통일부 한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나 2박3일 동안의 방북 결과를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 23∼25일, 평창올림픽 축하행사가 열릴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을 방북했던 남쪽 사전 점검단 12명 가운데 한 명이다.
■금강산 문화행사 어떻게 하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행사는 2월초께 하루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오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연장소로 문화회관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금강산 호텔, 이산가족면회소 등에서도 일반 행사는 진행할 수 있지만 공연행사장으로는 부적합한 점이 많았다. 문화회관은 공연용으로 지어져 대기실도 있고 무대의 폭과 길이도 적합했다”고 밝혔다. 금강산 행사에는 남쪽 문화·예술·체육·사회·시민단체 인사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까지 200∼300명이 참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참석자들은 점심 이후 북쪽 지역을 방문해 행사에 참여하고 저녁 식사 전에 남쪽 지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합동지원단은 참가자 선정 방식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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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쪽 선발대가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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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후보지로 떠오르는 문화회관 객석은 모두 620석이다. 남북은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 객석 수십 개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를 절반 정도씩 나눠 각자의 초청 인원을 앉힐 예정이다. 공연은 양쪽이 각각 따로 공연을 한 뒤 남북이 함께 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25일 방북한 남쪽 선발대는 공연내용으로 현대음악, 전통음악, 문학행사 등을 하겠다는 기초적인 의사를 북쪽에 전달했다. 이 통일부 당국자는 “북쪽도 전통음악 쪽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안다. 민요도 있고 예컨대 계몽기 가요도 있다”고 전했다. 케이팝 가수들이 등장하는 공연이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 당국자는 “공연내용과 날짜, 참가자, 관람객 등이 중요한 부분”이라며 “추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방북한 선발대는 조를 나눠 각각 금강산 호텔과 문화회관, 이산가족면회소 등을 비롯해 남쪽 건물인 온정각과 현대아산 생활관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진다.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쪽 대표단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쪽 인사 8명과 현대아산, 스키협회, 콘텐츠진흥원 등 민간 4명 등 모두 12명으로 꾸려졌다. 북쪽에서는 리항준 체육성 국장을 단장으로 민족화해협의회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들이 나왔다.
■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비행기로 이동할 듯
1월말, 2월초께 마식령스키장에서 있을 1박2일 남북 공동훈련에 참가할 스키선수 등 남쪽 일행은 ‘하늘길’, 곧 비행기를 타고 강원도 원산의 갈마비행장으로 북한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남쪽 선발대가 방북 기간 동안 갈마비행장의 활주로, 유도로, 주기장 등 시설과 안전시설 및 장비를 살펴본 결과 시설과 관리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북에서 육로로 금강산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 이동한 이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에서 출발해 마식령 호텔까지 거의 4시간이 걸렸다”며 “(육로는) 많은 시간이 걸려서 어렵지 않나 싶다. 비행장도 안전시설 등 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남쪽 선발대가 금강산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 이동한 길은 시멘트로 포장이 돼 있었지만 추운 날씨에 얼음이 얼어, 오가는데 3∼4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강산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는 130km 넘게 떨어져 있다. 반면 갈마비행장에서 마식령스키장까지는 버스로 45분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스키훈련을 위해 남쪽 인원이 비행기로 방북한다면 150∼180석 좌석 규모의 비행기로 양양 공항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갈마비행장은 항공기 6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중소형 규모의 공항이라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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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쪽 선발대가 24일 원산 갈마비행장을 둘러봤다. 사진은 갈마비행장의 탑승교 모습.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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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발대가 방문한 마식령스키장은 슬로프와 설질 등이 양호하고 곤돌라, 리프트도 정상 가동 중이라 남북 스키선수가 함께 연습경기를 하고 공동훈련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스키선수들은 크로스컨트리와 알파인 스키 두 종목으로 친선경기를 펼친다. 통일부 당국자는 “마식령 호텔은 아주 좋은 상태”라며 “고려호텔과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다. 난방도 잘 돼서 전혀 춥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곤돌라를 타봤는데 노후하지 않고 아주 깨끗하고 좋더라”라고 전했다. 다만 남쪽 선발대는 슬로프 양쪽에 설치돼 있는 안전 네트 등을 보강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대해 북쪽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쪽 선발대가 스키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많은 북한 시민들이 스키를 즐기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 북쪽에서 편의제공 의사 밝혀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열릴 가능성이 높은 금강산 문화회관은 한국관광공사 소유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남쪽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고, 이후 북한은 금강산 지구 내 남쪽 자산을 몰수·동결조치 한 상태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가 시설 사용료 등을 내야 하느냐는 질문에 “(사용료 등의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남쪽 소유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기도 하고, 북쪽에서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한 터라 시설 이용료를 따로 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 당국자는 “(마식령 스키훈련과 금강산 문화행사에 대해) 북쪽이 편의제공을 다 하겠다고 했다”며 “다만 마식령스키장에 비행기를 타고 간다고 하면 우리 비행기로 간다. 따라서 우리 정부에서 비행기 이용료를 낸다. 북한에 주는 건 없다”고 말했다.
2박3일 남쪽 선발대의 방북 기간 동안 북한은 우리 선발대에 각 시설 등을 안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에 도착하자마자 갈마비행장 관련 자료가 다 준비돼 있었다”며 “갈마비행장도 마식령스키장도 북한 최고 엘리트들이 설명했다. 우리가 묻는 말에 막힘없이 설명하고 답했다”고 전했다. 북쪽은 선발대의 식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 호텔에서 먹은 나물이 특히 맛있었다”며 “마식령스키장에는 신기한 음식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대표단·응원단·태권도시범단 등의 활동에 필요한 현지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한 북쪽 선발대는 이틀째 방남 일정을 이어갔다.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 등 북쪽 선발대 8명은 26일 오전 평창 국제방송센터를 점검하고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가 묵을 숙소인 홀리데이 인 호텔을 점검했다. 오후에는 평창 올림픽스타디움과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 용평 알파인을 점검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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