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5 15:34
수정 : 2019.01.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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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돌인 2005년 8월15일 남쪽 정인걸씨 가족과 북쪽 형인 정병연씨가 화상상봉을 하고 있다. 정인걸씨 가족은 서울 남산 대한적십자사 본부 건물에 마련된 화상상봉장에서, 북쪽 정병연씨는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상봉장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혈육의 정을 나누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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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 “설 계기 화상상봉 물리적으로 어려워”
“(미국 내) 제재 면제 절차에 시간 많이 걸려”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신청도 “검토 1주일 연장”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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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돌인 2005년 8월15일 남쪽 정인걸씨 가족과 북쪽 형인 정병연씨가 화상상봉을 하고 있다. 정인걸씨 가족은 서울 남산 대한적십자사 본부 건물에 마련된 화상상봉장에서, 북쪽 정병연씨는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상봉장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혈육의 정을 나누고 있다. 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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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거듭 추진 의지를 밝혀온 ‘설 계기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미국 내부 정부 부처 간 협의 등 ‘제재 문제’ 탓에 뒤로 밀리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추진한 16일 방북도 정부의 ‘검토 연장’ 조처로 일단 무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상봉을 이번 설 계기에 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16일 방북 신청과 관련해 “(방북 승인 여부 검토 기간 일주일) 연장 통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거듭 의지를 밝혀온 ‘설 계기 화상상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 당국자는 “제재 면제 절차에 (미국 정부 내부 부처 간 협의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과 항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상상봉은 서울-평양 등에 마련된 특정 장소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이뤄지는데, 기존 설비는 2007년 이후 10년 넘게 사용을 하지 않은 터라 설비 업그레드 등 개보수가 불가피하다. 평양에 있는 화상상봉 설비를 개보수하려면 미국 정부 내부의 ‘제재 면제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데, 그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제재 면제 절차 부분이 조금 더 확실해지면 거기에 따라 사업이 속도를 내서 진행이 될 것 같다"면서도 “지금이 1월 중순이고 설이 2월 초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설 계기에 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화상상봉도 대면상봉과 마찬가지로 ‘적십자회담 합의→예비 후보 선정→생사 확인→최종 상봉 명단 확정’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해 상봉 준비에 최소 한 달 넘게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16일 방북 신청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는 데에도 북-미 협상의 추이를 보겠다는 정세적 고려와 함께 ‘제재 문제’가 걸려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계부처 협의와 국제사회의 이해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거나 “기업인 방북은 개성공단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도 없는 성격이라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판단의 근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승인 보류’나 ‘불허’가 아니라 ‘검토 기간 연장’을 택했다.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 여부를 이번 주말 열릴 한미워킹그룹 회상회의 등을 통해 저울질해보려는 ‘시간벌기’의 성격이 짙다. 교류협력법 등에 따르면, 방북 신청이 이뤄지면 통일부는 7일 안에 회신해야 하며, 한차례에 한해 7일간 검토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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