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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통일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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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지명철회 요구한 통일부장관 후보자 검증
비리 아닌 정책 문제 삼아 인사청문회 ‘이념공방’ 예고
김 후보자 “주먹 쥐고 악수 못해” 남북 신뢰·평화 강조
“제재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 “평화가 경제다”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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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통일부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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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의 협상관은 “주먹을 쥐고 악수를 할 수는 없다”는 말과 ‘거울론’으로 표현된다. “내가 웃으면 거울 속의 상대도 웃고, 내가 주먹을 들면 상대도 주먹을 든다. 내가 거울 속 상대를 움직인다”(대화·14~15쪽). 김 후보자가 남북관계에서 “먼저 움직이자”며 ‘능동의 지혜’를 강조하는 까닭이다. 신뢰를 협상의 조건으로 삼는 건, 말 앞에 마차를 두는 본말전도라고 비판한다. ■ “북핵문제는 한반도 냉전체제의 산물”
김 후보자는 “냉전 종식에 대한 전략과 비전 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대화·296쪽)며 “관계의 성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 정세 흐름을 “한반도 평화 과정”으로 보며, ‘강압적 비핵화’가 아닌 ‘협력적 비핵화’를 제안해온 까닭이다. ‘북한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자유한국당과 인식차가 크다. ■ “제재는 수단”
김 후보자는 “제재가 북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신뢰의 위기’와 ‘인도적 위기’라는 “제재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짚는다. 그는 “제재는 붕괴론자에겐 ‘목적’이지만 협상론자한테는 ‘수단’”(대화·289쪽)이라며, 관계 전환과 비핵화 촉진 수단으로 “제재 완화” 카드를 고려하자고 제안해왔다. ■ “남북미 삼각관계 선순환”
김 후보자는 2000·2007년 두차례 남북정상회담, 2018년 세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의 동력을 ‘남북미 3각관계의 선순환’에서 찾는다. “남북, 한-미, 북-미 3개의 양자관계 가운데 하나라도 중단되면 다른 양자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대화·10쪽)고 진단한다. 그가 ‘남북관계 개선이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 과정을 촉진·견인할 수 있다’면서도 “한-미 소통, 우리 안의 연대·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까닭이다. ■ “평화가 경제다”
접경지인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김 후보자는 “땅이 없으면 꽃이 필 수 없듯이 평화가 없으면 경제도 없다”며 평화의 근본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유한국당이 지명 철회 요청 사유로 내세운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비판적인 태도는 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드 배치는 “동북아 질서의 지각 변동”을 의미하는 터라 한국과 중국·러시아 갈등, 동북아 군비경쟁을 불러와 핵문제 해결과 북방경제 현실화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서해에 공동어로·평화 수역을 설정해 ‘바다의 비무장지대’를 만들자는 제안도 같은 맥락이다. 서해가 “평화의 바다가 되지 않으면 (남북의 군사 충돌 우려 탓에) 중국 어선을 단속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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