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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27 10:20 수정 : 2019.05.27 10:30

몇달치 소득 휴대폰 값 비싸도
가입자 수 북한 인구 20% 추산

“식량난 극복하려면 장사해야 해
휴대폰 필수…집 팔아서라도 사야”

‘먹고살 형편도 안 된다는데 휴대폰은 무슨 돈으로 사나?’

10년 새 최악의 식량난과 전체 인구의 20%(500만명) 수준으로 급증한 휴대폰 가입자.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최근 북한의 두 모습이다.

유엔 기구들과 국제 비정부기구는 지난해 북한 식량 총생산량이 495만t에 그쳐 2009년 이후 10년 새 가장 낮다고 밝혔다. 유엔은 북한 전체 인구의 43%가 식량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자들은 북한 휴대폰 가입자를 전체 인구의 20%가량인 500만명으로 추산한다. 북한 휴대폰값은 북한 주민의 소득에 견줘 무척 비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북한 주요 통계지표’를 보면, 북한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원으로, 매달 12만1600원이다.

북한 휴대폰 가격은 기종에 따라 달라, 적게는 200달러(약 23만원)에서 많게는 500달러(약 57만원)로 알려졌다.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보고에서 북한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가격을 100~200달러로 추산했다.

북한 경제 형편에선 보통 사람은 몇달치 소득을 모아야 휴대폰을 살 수 있다. 휴대폰이 비싸지만, 북한에선 통신사들이 경쟁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새 최악의 식량난과 휴대폰의 급속한 대중화가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손혜민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는 “식량난일수록 휴대폰이 필요하다. 북한 사람들은 집을 팔아서라도 휴대폰은 산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겨레평화포럼 ‘스마트폰이 바꾼 북한 일상’에 발표자로 참석한 손 기자는 “북한 사람들이 식량난을 극복하려면 장사를 해야 하고, 장사하려면 휴대폰이 필수”라고 말했다.

북한 사회에서 휴대폰은 신분 과시용이자 생존 수단이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 극심한 식량난인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 배급제가 무너지고 장마당에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구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당국이 인정한 일정 규모의 시장은 약 500여곳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제2회 ‘한겨레평화포럼’에서 노지원 <한겨레> 기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손 기자는 “북한 상인 중에는 휴대폰 2~3대를 가진 사람이 많다. 장사를 평양에서만 하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므로 지역마다 잘 터지는 휴대폰이 여러 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통신사별로 대도시에서 잘 터지는 휴대폰과 산악지대, 지방에서 잘 터지는 휴대폰이 따로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휴대폰 가입 절차가 까다롭고 감청 등을 우려해 명의와 사용자가 다른 대포폰도 성행한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평화포럼의 또 다른 발표자인 노지원 <한겨레> 기자도 휴대폰은 북쪽 상인과 사업가의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노 기자는 “평양에서 사업을 할 때 스마트폰 3대를 썼다. 장사에서는 시간이 돈이다. 스마트폰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평양에 살다 2017년 남쪽으로 온 한 북한이탈주민(새터민)의 이야기를 전했다.

권혁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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