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1 16:15
수정 : 2019.06.21 21:08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사진. 두 정상 부부는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
20∼21 시 주석 방북 첫날 스케치
환영연회장도 중국 장식으로 꼼꼼 의전
시 주석 발길 닿는 곳마다 꽃다발 세례
대집단체조·예술공연도 ‘불패의 사회주의’ 재구성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사진. 두 정상 부부는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사진. 5·1경기장에서 두 정상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북한은 집권 뒤 처음으로 평양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환대했다. 20∼21일 평양에서 있은 1박2일 방북은 사실상 시 주석을 위한 ‘맞춤형’ 행사로 가득 채워졌다.
특별한 의전은 시 주석의 방북 첫날인 20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에서 가장 돋보였다. 6월 초부터 대중에 선보이기 시작한 올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의 제목은 ‘인민의 나라’이지만, 북한 당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을 환영하기 위해 ‘불패의 사회주의’라는 이름을 붙여 기존 공연을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공연에는 10만명 정도가 동원된다고 알려졌다.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포스터.
|
시 주석을 위한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의 면면에는 북-중 수교 70돌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2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에서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나라 국기 게양으로 막이 올랐다고 했다. 공연에 참가한 예술단체들은 무대에서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조국을 노래하네’, ‘나는 그대 중국을 사랑하네’, ‘새 세계’, ‘붉은기 펄펄’ 등 중국 노래를 선보였다. 또 <조선중앙방송>이 21일 공개한 공연 영상에는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으로 비춰졌다. 시중쉰 전 부총리는 1983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베이징역에서 영접하고 숙소로 안내한 바 있다. 예술인들은 북-중이 함께한 역사와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공연을 꾸미기도 했다.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온라인에 공개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사진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카드섹션에서 “시진핑 할아버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 “영원히 잊지 못할 중국인민지원군 열사의 용감한 희생”, “선혈이 응고돼 이뤄진 전우의 정”, “위대한 새 역사, 눈부신 새 시대, 조중우의의 전면 부흥” 등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5·1경기장을 가득 메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수만장의 카드로 시 주석의 얼굴을 그려내기도 했다. <중통>은 이를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두터운 동지적 신뢰와 우의의 정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화폭”이라고 평가했다.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현장. 카드섹션에 “시진핑 할아버지,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적혀있다.
|
|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2019년 6월20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 현장.
|
시 주석 방북 첫날 치러진 환영연회장 장식도 특별했다. 중국 <시시티브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환영”, “우의”라는 글자가 새겨진 빨간색 중국 장식등이 연회장 천장에 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북한이 시 주석의 숙소로 여태까지 북한 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없는 ‘금수산영빈관’이라는 곳을 제공한 대목도 특별한 의전 가운데 하나다. 일부 전문가는 이곳이 “5월에 완공된 곳”(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수산영빈관이 북한의 대표적인 외빈 숙소로 1983년 평양 대성구역에 지어진 백화원영빈관과 다른 곳이라면 시 주석이 이 곳의 첫 손님이 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를 배경으로 당 정치국 성원들과 함께 외국 정상과 별도의 기념촬영을 한 사실도 전례가 없는 특별 의전이다. 당대당 외교를 강조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마지막 일정은 애초 중국 정부가 밝힌대로 평양 시내에 있는 북-중 우의탑 참배일 가능성이 높다. 우의탑은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기념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리기 위해 1959년 지어졌고 최근 보수공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
2019년 6월20일 시진핑 주석이 평양순안국제공항에서 화동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국 CCTV 영상 갈무리.
|
|
2019년 6월20일 시진핑 주석이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국 CCTV 영상 갈무리.
|
시 주석은 방북 기간 동안 다니는 곳마다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공항 도착때부터 숙소에 들어가기까지 보도된 것만 5차례 이상이다. 환영행사도 이례적으로 여러번 치렀다. 시 주석이 도착하자마자 이뤄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의 영접행사부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도 별도의 환영식이 열렸다. 시 주석이 21일 중국으로 돌아갈 때도 공항에서 별도의 환송식이 있을 전망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