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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이제 북이 답할 차례” |
정부, 부시 국정연설 등 근거 기대감 표시
“이제 북한이 응답할 차례다.”
6자 회담의 전망에 대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말이다. 북한이 줄곧 미국 외교안보 진용 재편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해온 만큼, 이제는 6자 회담 참여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뜻이다.
정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북한이 6자 회담) 참여 결정을 내릴 때가 임박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가 6자 회담의 전망을 밝게 보는 근거는 최근 미국의 움직임이다.
정 장관은 이날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간 것을 두고 “섭섭하지만 환영한다”고 말했다. 보스니아 분쟁 등 여러 국제 분쟁을 협상을 통해 해결해 ‘협상의 명수’란 말을 듣는 힐 대사가 6자 회담에 미국 쪽 대표로 나서게 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천명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침이 현실화된 인선이란 설명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악의 축’ 발언을 해 북-미 관계를 뒤틀었다. 하지만 올 국정연설은 ‘이란과 시리아에 대해서는 테러지원, 인권탄압국으로 직격탄을 날린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극도로 자제된 외교적, 평화적 해결 의지가 함축된 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6자회담은 이제 속도가 문제”라며 “참여국 모두가 6자 회담 재개를 원하기 때문에 시간을 아껴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무엇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 아는만큼 이제는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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