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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5 09:55 수정 : 2019.11.15 11:04

수컷이 내는 ‘뻐꾹∼’이 뻐꾸기가 내는 소리의 전부는 아니다. 이 새는 3가지 소리로 소통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실속 없는 헛소문’을 이르는 북한 속담

수컷이 내는 ‘뻐꾹∼’이 뻐꾸기가 내는 소리의 전부는 아니다. 이 새는 3가지 소리로 소통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북한이 남쪽에 금강산 시설 철거를 재차 요구하면서 “남조선당국이 ‘가을뻐꾸기’같은 소리를 하기에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아 10월 29일과 11월 6일 우리의 확고한 의사를 거듭 명백하게 통지해주었다”고 했습니다.

우리 귀에는 익숙지 않은 ‘가을뻐꾸기’라는 표현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을뻐꾸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북녘의 속담을 설명한 2009년 11월3일치 <한겨레> 기고를 소개합니다. 디지털뉴스팀

[북녘말] 북녘의 속담 / 전수태

속담은 생활 속에서 얻은 경험이나 교훈을 간결한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에는 은유, 직유, 의인, 야유, 과장, 반복, 대구, 대조 등 여러 가지 문체론적 방법이 효과적으로 동원되어 문장이 세련되어 있고 그 의미가 함축적이다.

우리가 잘 쓰지 않는 것으로 “국수집 식초병 같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냉면을 많이 먹는 북쪽에서 그 식습관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속담이다. 평양의 옥류관은 하루에도 엄청난 수의 손님이 든다니 그 식초병이 얼마나 바쁘랴 싶다. 부산스럽게 바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때 국수는 꼭 국수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면 종류를 널리 지칭하는 말이다. “가을 뻐꾸기 소리 같다.”는 말은 실속 없는 헛소문을 이르는 말이다. 뻐꾸기는 봄새인데 이 뻐꾸기가 가을에 운다니 거짓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즈음은 5월이 되어도 우리 농촌에서 뻐꾸기 소리가 듣기 어렵다. 남북에서 의미는 같으면서도 표현이 다른 속담이 있다. “부뚜막(가마목)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느려도 황소걸음(걸음새 뜬 소가 천리 간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 예쁘다(함함하다)면 좋아한다.”, “티끌 모아 태산(큰 산).”, “방귀 뀐 놈이 큰소리친다(나갔던 파리 왱댕한다).” 등이다. 괄호 속의 것이 북쪽 식 표현이다. 한편,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무뚝뚝하고 안하무인함을 풍자하려고 고전 소설인 <최고운전>을 인용하여 만든 속담(?)이라고 한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원문 보기: www.hani.co.kr/arti/3853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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