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1.11 19:34 수정 : 2006.01.11 19:45

상하이 도착? 후주석과 회담? 러시아행?

11일 베이징 외교가는 도시를 감싼 스모그만큼이나 짙은 의문에 휩싸였다. 10일 오전 압록강철교를 넘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해 방중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행적이 짙은 안개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주재 한국·일본·미국 대사관 등 각국의 외교관과 외신기자들 가운데 김 위원장의 행적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베이징에 들어왔는지, 애초 다음 행선지로 지목된 상하이에 이미 도착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당연히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지난 10일 오전 단둥을 통과한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어디서 내렸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베이징으로 오는 중간에 차량으로 바꿔 탔다는 얘기에서부터, “특별열차에는 김 위원장이 타지 않았으며 김 위원장은 별도의 전용 항공기를 이용해 상하이로 갔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북한과 사업관계를 맺고 있는 베이징의 한 소식통의 말이다. 고 김일성 주석에 이어 기차를 주로 이용하는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탔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히 놀라운 일이지만, 그런 ‘말’만 있을 뿐이다. 심지어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사실은 러시아 방문을 위한 거쳐가기였다는 믿기 힘든 ‘설’을 내놓기도 했다. 모스크바 쪽은 확인을 요청받자 공식 부인했으며, 정부 당국자들도 그럴 가능성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북, 중국에 보안 강력요청”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 전언
“상하이역 주요인물 열차 목격” 교도통신 보도

지난 2004년 4월 김 위원장의 비공개·비공식 중국 방문이 언론에 완전히 노출됐던 데 비하면, 이번에는 중국 당 대외연락부와 공안당국의 치밀한 작전 앞에 언론들이 무력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2004년 방문 때는 예정됐던 일정이 대부분 취재진에 공개돼 북한쪽이 중국쪽에 엄중하게 항의한 바 있다”며 “이 때문에 이번 방중 때는 김 위원장의 일정이 공개되지 않도록 중국 외교부와 공안당국에 각별한 ‘입단속’을 지시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당시 베이징 왕푸징의 오리전문점인 전취더에서 만찬을 마치고 나오는 김 위원장 일행의 모습이 한국 <에스비에스> 카메라에 잡혔다. 중국 공안당국은 북쪽으로부터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어떻게 될 뻔했느냐”는 강력한 항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외교 소식통은 “2004년 방중 때 중국 외교부가 이 사실을 공식 확인한 뒤 공교롭게도 북한 용천에서 폭발사고가 터져, 이번엔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이번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북한 땅에 확실하게 들어선 뒤에야 사실 확인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금 시선은 베이징보다는 상하이에 쏠려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시되는 조어대(댜오위타이) 등 김 위원장이 거칠 만한 곳에서 11일 오후 현재까지 아무런 흔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소식통의 말을 따, 이날 오전 10시를 지나 상하이역 주변에서 중요 인물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목격됐다며, 김 위원장 일행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상하이에 체류하고 있다면 주로 푸둥 지역 첨단시설 시찰에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푸둥지구는 상하이에서도 금융·정보통신 중심지로, 중국 정부가 미국·일본 등의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개발에 성공한 ‘개방’의 상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1년 1월 방문 때도 상하이 지역을 ‘테마 방문’하면서 “천지개벽”이라고 감탄한 적이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5년 전과 현재 상하이의 변화를 비교해 보면서 다시 한번 ‘상하이 구상’을 다듬어 보고 싶어 할 수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이용인 기자 leess@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전체

정치

사회

경제

지난주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