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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2월 ‘실각설’이 퍼진 이후 2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장성택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윗줄 오른쪽에서 네번째)이 설을 맞아 28일 평양에서 열린 새해 경축공연 ‘내 나라의 푸른 하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에 장 전 부부장의 손위 처남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인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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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건설부 제1부부장 임명” 추정
‘장인 고 김일성 주석, 처남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난 28일 한 연회에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나타난 장성택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게 따라 다니는 가족관계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부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은 46년생 동갑으로 대학 동창이다. 인민군 차수인 장성우 3군단장과 인민군 중장인 장성길 802 전차군단 정치위원이 그의 형들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의 2인자’라는 호칭이 붙었다.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정치경제학과를 나왔으며, 2002년 10월 북쪽 경제고찰(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는 2004년 2월 ‘실각설’ 이후 2년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용순 당 비서겸 아태평화위원장과 함께 장 전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대남사업을 관장하는 핵심인물로 간주돼 왔다. 이 때문에 그의 ‘부재’가 2005년 6월17일 김정일-정동영 면담 이전까지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을 복원시키는 데 어려움을 줬다는 얘기도 있다. 또 2004년 2월 그의 실각과 그 앞에 있었던 2003년 10월 김용순 노동당 비서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그리고 2004년 7월 김 위원장의 부인 고영희 병사 등 잇따른 사건을 놓고 북한 권력지도부의 이상징후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가 공개석상에 나오지 못한 것은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를 한 이유 등으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져왔다. 그는 2004년 2월까지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알려져 왔으나, 통일부 발간 인명록 <북한의 주요인물>을 보면 2001년 7월부터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리제강이 맡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그가 노동당 대남사업총괄부장을 맡아왔다는 설도 있다. 대북소식통은 30일 “장성택 제1부부장이 작년 12월 말 신정을 앞두고 복귀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아니라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북한의 남북관계 중시 자세 등과 그의 복귀를 연관시켜보는 시각도 있다.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직업총동맹, 농업근로자동맹 등 근로단체를 담당한 부서로, 평양시 건설에 청년 인력 투입이 강화되면서 현재 명칭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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