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엔 홍석현·한승수씨 거론
2005년 10월 반장관 내부 결정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애초 유엔사무총장 예비후보 대상도 아니었다.
차기 유엔사무총장이 아시아에서 나올 거라는 예상 속에 국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04년 여름께부터였다.
이런 저런 소문 끝에 홍석현 중앙일보회장 겸 세계신문협회 회장이 2004년말 주미대사에 내정되면서 출마를 공론화했지만, 비슷한 시기부터 한승수 전 외무장관도 후보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장관이 공개적으로 의사표시를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는 한 전 장관이 청와대에 후보 출마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 시기는 홍 대사가 국정원 도청테이프 논란에 휩싸이며 낙마한 뒤인 지난해 여름 이후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그 의사를 청와대에 전한 사람이 반기문 외교부장관이었다고 귀뜸했다. 한 전 장관은 2001~2002년 유엔총회 의장시절 당시 차관직에서 쫓겨난 반 장관을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인연도 작용했다고 한다.
한 전 장관의 경력은 화려하다. 노태우 대통령 때 상공부 장관으로 시작해, 주미대사, 대통령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거친 그는 김대중 정부 들어 2001~2002년 외교통상부장관에 취임하면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제56차 유엔총회의장을 겸했다.
세 정부에 걸쳐 요직을 거친 그의 경력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 듯하다.
한승수 전장관의 ‘심부름’ 할 때까지만 해도 반 장관은 아무 생각도 없었다고 한다. 한 전장관에 의해 유엔총회 비서실장이 된 것도 그렇고 유엔사무총장 후보 신청을 하게 된 과정에서 반 장관이 자연스럽게 정부 후보가 된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반 장관을 유엔사무총장 후보로 내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사실이 조기에 외부로 공개되는 것 자체가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언론의 협조 아래 그동안 조용하게 물밑 작업을 해왔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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