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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정부는 자국민 보호에 최선을 다하라, |
현재 WTO 각료회의에 대한 항의차 홍콩을 방문했던 한국의 농민시위대중 11명이 아직 풀려나지 못하고 구속 상태에서 23일의 일차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생존권 보장 차원의 시위에서 두명이나 경찰의 살인적 폭력앞에 죽어 나가고, 홍콩 에서는 무려 1,000여명이 연행되는 과정끝에 끝내 11명은 석방되지 못하고 머나먼 이국의 차가운 철창안에 갇혀있는 것이다.
이번 홍콩의 WTO 각료회의 의결을 막아내자는 취지의 이번 각국 원정시위대의 적극적 의사표현은 그야말로 농민들 생존차원의 일차적 문제가 그 본질인 안타까운 외침 이었다.
한국 원정대는 그중에서도 가장 모범적 이고도 활기찬 방식으로 시위를 주도했다고 한다. 삼보 일배 시위나, 해상시위 등의 모습에 많은 현지의 시민들이나 언론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회의장 구역 진입을 시도하면서 강력하게 이를 저지하려는 홍콩 경찰들과 부딛히며 불상사가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현지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책임이 더 큰 것이다.
일부 한국의 언론들이 '국가망신 다 시켰다.' '한류의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부은 격이다.' 라는 등의 왜곡된 시각으로 역시나 시위대를 비난하고 나섰다. 더하여 한국 시위대가 쇠파이프나 각목 따위를 미리 준비해 가서 폭력시위를 주도한것 처럼 보도하는 행태까지 보인다. 하지만 현지의 한국 시위대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격화된 분위기 속에서 깃대나 쓰러진 가로수 지지대 등을 휘둘렀다고 한다.
더구나 풀려나 속속 귀국하는 시위대 일원들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홍콩 경찰은 연행과정에서 여성 시위대의 몸을 짓밟고 뺨을 때리는 등의 인권침해도 상당했던것 같다.
사실 금번 WTO 각료회의 만이 아니라 G7 정상회담등 세계적 회의, 협의체들이 열리는 곳에는 항상 일정규모 이상 반대 단체들의 시위는 늘상 있어온 관행이다. 전 세계의 각종 NGO 단체등 수많은 관련 단체들이 집결하여 해당 이슈에 대한 반대시위를 극렬하게 전개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수구적 작태를 일삼는 일간지들의 앞다툰 한국 시위대를 비난하는 그 과격하다는 행태보다 더욱 심한 시위들이, 그네들이 우러러 마지 안는 서구 선진국 시민단체들 에서도 자주 벌어지는 일이란 말이다.
홍콩까지 날아가서 여러날을 고생하며 원정시위에 나설수밖에 없었던 한국 농민들의 상황을 애처롭고 안타깝게 바라보기는 커녕, 국가망신 시켰다며 되먹지 못한 망발을 일삼는 수구 찌라시들은 그 입을 다물기 바란다.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할 때다.
대대로 대한민국 정부는 군사독재건 문민정부건 간에 해외 에서의 자국민 보호에 상대적으로 지극히 미약한 모습을 연출해 왔다. 수년 전에도 중국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구속된 한국인이 극형인 사형에 처해졌어도 우리 정부는 제대로된 항의 한번 못해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 얼마되지 안은 최근엔 이라크에 일하러 갔던 근로자가 인질로 잡혀 범인들의 우리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기만하는 작태속에서 참수까지 당해서 버려진 적도 있었다.
이런 극단적인 예를 제외 하고라도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한 해외거주 국민들이 크고 작은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일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개인적으로도 모 국가에 장기 체류중 한국인이 현지인에 의해 살해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오래전 기억 이지만 당시에도 우리 대사관이나 영사관 에서는 한번 다녀간것 이외에는 한 일 이라곤 없어 우리의 분노를 샀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에도 만약 이런일이 미국인 이나 일본인 한테 일어났어도 이렇게 상황이 흘러갔을까, 라는 개탄을 금치 못했었다.
현재 우리 정부 에서도 관련 담당자가 홍콩 현지에 나가 선처를 구하는 등의 노력은 하고있는 모양이다. 1,000명이나 연행되어 깜짝 놀란 모양새 이다가 대부분이 석방되고 11명만 남자 일단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명수가 중요한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단 한명이 곤경에 처했더라도 똑같은 힘과 노력으로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그게 정부의 도리이자 의무 되겠다.
더구나 홍콩 당국은 금년초 자국민들 수십만이 벌인 직선제 시위대의 섬뜩함을 떠올리며 한국 시위대등 금번 원정 시위대를 일벌백계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홍콩이 중국에 영구 반환되면서 중국 공안의 성격을 띄는것 아니냐는 의문도 갖게된다. 중국은 한국 알기를 더더욱 우습게 아는 콧대높은 족속들 아닌가?
대한민국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11명 전원의 자국민을 무사귀국 시키기 바란다.
한 국가의 체면과 위상은 바로 이런 모습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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