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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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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장관 예비투표 1위 의미와 전망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된 안보리 1차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일은 일단 반 장관의 사무총장 도전에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출사표를 던진 4명의 후보 가운데 1위라는 것 자체가 반 장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안보리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유엔 주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유엔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이번 투표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 장관이 적어도 4명의 후보 가운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앞으로 수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투표 결과의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소식통들은 이번 예비투표에서 1등을 했다 해도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사무총장이 될 수 없다면서 본격적인 예비투표가 시작될 때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투표 결과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주변에서는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다른 후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볼턴 대사는 이날 예비투표를 끝낸 뒤, 이번 투표 이후 다른 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수도 있으며 한 명 이상의 기존 후보가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더 많은 후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안보리 내에 있음을 내비쳤다. 유엔 소식통들도 더 많은 후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안보리 안팎에서 꾸준히 나왔었다면서 일각에서는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번 예비투표의 대상이 된 4명의 후보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반 장관이 이번 예비투표에서 1등을 했지만 문제는 반대표를 던진 나라가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하며 이번 투표 결과를 이사국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부총리 겸 문화장관이 예상 외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세안이 이번 예비투표 결과로 수라키앗 후보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리면 다른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고촉동(吳作棟) 전 싱가포르 총리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것. 소식통들은 본선은 9월부터 시작된다면서 일본이 4명의 후보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는 찬성의 의미라기 보다는 아직 입장을 드러낼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의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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