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7 20:33
수정 : 2006.08.07 20:33
‘조문외교’ 방일…‘고이즈미 이후’ 관계 재정립 토대 마련 시도
7일 저녁 일본 방문에 나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8일 저녁 아소 다로 일본 외상과 한-일 외무장관 만찬회담을 하는 데 이어, 9일 오전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만난다. 이번 방일은 8일 오후 도쿄 부도칸에서 치러지는 고 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 장례식에 정부 조문사절로 참석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반 장관의 방일 일정은 아베 관방장관과의 만남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장관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차기 일본 총리 0순위 인물’이다. 반 장관의 일본 내 행보가 ‘고이즈미 이후’ 한-일관계 모색을 시야에 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7일 “반 장관의 방일 일정은 차기 일본 총리 선출 이후 한-일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아베 및 아소 장관과 만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8·15를 전후해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력한 우려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이후’엔 야스쿠니 문제가 한-일간 현안이 되지 않도록 일본 고위 지도자들이 자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하는 것이기도 하다.
독도 문제도 미묘한 현안이다. 반 장관은 이번 방일 기간에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협상 중에라도 독도 문제 탓에 되풀이될지 모를 한-일간 갈등과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잠정조처의 가능성을 탐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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