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15 19:29
수정 : 2006.09.15 19:29
2차 예비투표 또 1위…‘복병’ 요르단 자이드 4위 그쳐
상임이사국 반대없이 추세 굳혀야…28일 3차 투표
“선두주자로서 입지가 좀더 확실해졌다.”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나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4일(뉴욕 현지시각) 2차 예비투표에서 또 1위를 차지한 의미를 정부 당국자는 15일 이렇게 해석했다. 그러나 조심스럽다. 1, 2차 예비투표는 거부권을 지닌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색깔의 용지를 쓰는 본선 투표가 아닌 탓이다. ‘인기투표’라고 할 수 있는 여론 조사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도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후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한 신뢰의 표시로 받아들인다”며, 나름의 자신감을 숨기지 않는 건 ‘추세’가 좋기 때문이다.
반 장관은 이번에 찬성에 해당하는 ‘선호’ 14표, 반대로 해석될 ‘비선호’ 1표를 받았다. 지난 7월24일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비선호’ 1표가 나온 게 꺼림칙하다. 하지만 선호가 2표 늘면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2위를 차지한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선호’ 10표, ‘비선호’ 2표를 받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공식 입후보한 요르단의 유엔주재 차석대사인 제이드 알-후세인(42) 왕자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비선호’를 4표나 받으며 4위에 머물렀다. 반 장관한텐 좋은 조짐이다. 타이의 수라키앗 부총리와 스리랑카의 다나팔라 대통령 고문은 각각 3위에 머물거나 5위로 밀려, 사실상 경쟁권에서 멀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반 장관이 실제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고지에 오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비선호 1표가 상임이사국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지만, 어떻든 거부권을 지닌 5개 상임이사국한테 단 한개의 반대표도 받지 않고 현재의 추세를 굳혀야 한다. 이와 관련해선 역사문제 등으로 갈등이 심한 비상임이사국 일본이 미묘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로운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을 견제하는 일도 필요하다. 정부 관계자들은 1, 2차 투표에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연거푸 1위를 차지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높인 게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28일께로 예정된 3차 투표를 본선 투표 형식으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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