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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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암초 만난 외교부…반 외교 승리는 기뻐 |
외교통상부 당국자들은 지난 3일 한나절 만에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낭보'와 북한의 핵실험 예고라는 `비보'를 잇달아 접하면서 환희와 절망 사이를 오갔다.
그리고 이어진 추석 연휴기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는 북한의 핵실험 동향을 분석하고 관련국과 외교협의를 벌인 북핵 외교라인 당국자들과 유엔 사무총장 선출의 막바지 절차를 준비한 국제기구국 당국자들 때문에 불이 꺼질 틈이 없었다.
아쉽게도 동북아 안보를 흔드는 매머드급 태풍격인 북한의 핵실험 예고로 인해 연휴기간 반 장관의 사무총장 내정 소식은 묻혀버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들은 조직의 수장이 세계 최고 외교관으로 진출하게된 데 대해 희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유엔 사무총장 선거 후보들이 잇달아 자진 사퇴함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반 장관이 한국시간 9일 밤으로 예정된 유엔 안보리 공식 투표를 거치면 유엔 총회에 추천될 사무총장 단일후보가 된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북핵 문제로 사무총장 내정을 기뻐할 분위기가 아니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일 수록 한반도 문제를 잘 아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을 맡는 것이 우리에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교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 장관이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것은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분단 상황 등 핸디캡들을 극복한 한국 외교의 승리"라며 "반 장관의 사무총장 수임을 계기로 `외교 한류'라는 신조어가 나오게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혹시 북한의 핵실험 예고가 반장관의 사무총장직 수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외교부 관계자들은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분단국으로서 북핵문제와 같은 `화약'을 안고 사는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는 점과 반 장관을 사무총장 단일후보로 사실상 결정지은 안보리의 4차 예비투표가 끝난 뒤 핵실험 예고가 있었다는 점 등이 이 같은 낙관적 분위기의 근거가 되고 있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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