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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5 20:25 수정 : 2006.12.05 20:25

김호영 차관

‘개혁 채찍질’ 평가속 ‘인프라 수혈’ 기대
한쪽선 “자존심 상해” 한쪽선 “예산·인력 부족 해결 큰 힘”

김호영 외교통상부 제2차관. 그는 중앙인사위와 행정자치부에서 일하며 인사·조직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청와대가 1일 김 차관의 임명을 발표하자, 외교부를 비롯해 여기저기에서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더욱이 외교부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사람이 차관을 맡은 적이 없다.

김 차관을 맞이하는 외교부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갈렸다.

우선 부정적 반응. “전례가 없는 일이다. 외교부가 이런 대접을 받을 만큼 일을 못 한단 말인가?”(국장급) “솔직히 자존심 상한다.”(과장급). 한편에선 김 차관의 임명은 고위공무원단 제도에 소극적인 외교부에 대한 혁신 독려 차원의 ‘손보기’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김 차관은 행자부 정부혁신세계포럼준비기획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실제 김 차관은 취임사에서 “외교는 더이상 전문 외교관만이 하는 전문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외교부에 대한)사회 일각의 부정적 인식은 외교 역량 강화의 걸림돌”이라는 말로 혁신과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거버넌스 패러다임 적응 △개방과 경쟁, 성과 지향 △고객에 양질의 서비스 제공 등을 을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거버넌스 패러다임’이 이미 세계 각국에 퍼져나가고 있다며, 시민사회를 포함한 사회 각 주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9월부터 유엔 본부에 딸린 기구인 유엔 거버넌스센터 원장을 맡아왔다. 외교부의 전통적인 ‘순혈주의’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라고 할 수 있다. 취임식장엔 ‘찬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김 차관의 등장에 부정적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교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선 이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들이 더 많다. 그 하나는 ‘혁신과 개방’을 시대의 거역할 수 없는 큰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쪽이다. 우선 송민순 신임 외교부 장관이 그렇다. 송 장관은 취임사에서 “외교부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냉혹하다”며 “지속적인 조직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채용 경로에 관계없이 능력과 실적이 반영되는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하나는 외교부의 숙원을 해결하는 데 김 차관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참여 정부에서 정무직을 맡은 전직 외교부 고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혁신과 개방은 대세다. 적응해야 한다. 게다가 외교 인프라 확충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한국이 경제규모 10위권에 들고, 중견국가로 떠오르면서 외교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재외동포가 700만이고, 한해 외국에 나가는 국민이 1천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외교부의 예산과 조직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280분의 1밖에 안 된다. 각 국실의 실무 인원은 인사가 어려울 정도로 부족하다. 한마디로 한국 외교 인프라는 빈혈 상태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외교관들이 하면 국회를 비롯해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다. 김 차관이 ‘비외교관’의 상식적이고도 객관적 시선으로 현실을 진단해 얘기한다면 반응이 달라지지 않겠나?”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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