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30 22:57
수정 : 2006.12.30 22:57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 장기호 대사는 30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처형에 대해 향후 상당기간 종파 간 분쟁이 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대사는 이날 오후(두바이 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항소심에서 사형이 확정된 뒤 바그다드 시내에서 폭발이 자주 일어났고 `그린존(미군의 특별 보안지역)'에도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다"며 "종파 간 분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격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세인 처형 이후 바그다드 시내 분위기에 대해 장 대사는 "아직 소요가 일어나거나 폭력사태가 벌어지진 않고 있다"며 "그러나 위험수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바그다드와 아르빌에 있는 교민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의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후세인의 처형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반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 지역과 일부 수니파는 격앙된 상태라고 장 대사는 설명했다.
교민의 안전에는 아직 큰 문제가 없으며 후세인 사형 뒤 폭력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 경계에 만전을 기하라고 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적극 당부했다.
지난달 5일 사형을 선고한 1심 판결 뒤 바로 내려졌던 통행금지령도 바그다드엔 아직 발효되지 않은 상태로 긴장감만이 팽팽히 감도는 그야말로 `폭풍 전 고요'라고 다른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후세인의 조기 처형에 대해 그는 "미국이 조만간 이라크 정책을 수정하기 위해 후세인 문제를 빨리 정리한 것"이라며 "미국은 이라크에 발을 담근 채 점점 이라크 군과 경찰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펼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라크 3분론'은 현재 이라크 상황으로 볼 때 명확히 종파별로 선을 그을 수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