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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5 14:25 수정 : 2007.01.15 14:31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 세부를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14일 저녁 피로누적 등을 이유로 정상회의 만찬에는 불참했지만, 15일 진행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과 회의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부=연합뉴스)

‘심적피로’ 겹친듯…“아베총리와 신경전 때문” 해석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 세부를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4일 저녁 아세안+3 정상 만찬과 15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오찬에 잇따라 불참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국제행사 참석을 위한 순방 중 오.만찬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경우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아세안+3 정상회의 만찬 불참 이유에 대해 "계속 이어진 일정에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만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주최측의 양해를 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4년 연임제 개헌' 특별담화 발표 이후 관련 현안에 골몰하고, 11일 개헌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곧바로 토요일인 지난 13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필리핀 세부 도착 이후 이날 밤 한-필리핀 정상회담에 이어 일요일인 14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한.중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담,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을 숨돌릴 틈 없이 소화하다 결국 이날 밤 정상만찬은 불참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출국 전에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였는데, 현지에 와서 쉬지를 못하고 회담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정상만찬에 앞서 이날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팽팽한 이견으로 신경전을 벌이느라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증폭됐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측과 너무 신경전을 벌이느라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3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6자회담에서 납치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과 납치 문제는 별개의 사안으로 '6자회담에서는 북핵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중재로 납치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우려하고 있는 인도적 사안을 다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표현으로 공동언론발표문에 정리하는 것으로 절충이 이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가벼운 감기 증세에 회담 강행군 일정에다, 아베 총리와의 팽팽한 신경전까지 겹쳐 피로가 누적돼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 만찬에 불참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한일 양자회담이 아니라 3자 회담이기 때문에 주로 정해진 의제에 따라 회의가 진행돼 신경전이 야기될 이유가 별로 없다"며 "일본과의 신경전이라기 보다는 계속된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됐고, 15일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쉬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5일 아침부터 EAS 개회식, EAS 정상회의, 세부선언 서명식 등의 일정은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당초 참석키로 예정돼 있던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초청의 EAS 정상 오찬에도 불참하고 예정보다 1시간 앞서 출국길에 올랐다.

청와대는 "당초 정상회의 연장선에서 '업무오찬'(working lunch)으로 진행될 예정이던 오찬이 친목도모 성격의 '사교오찬'(social lunch)로 바뀌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오찬의 성격이 바뀌어 불참키로 결정한 것도 청와대쪽이 아니라 외교부쪽 판단에 따라 그런 방향으로 정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아베 일본 총리,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불참했다.

하지만 '사교오찬'으로 오찬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어제 휴식을 취한 후 대통령의 컨디션은 회복됐다"는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오찬에 불참할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다 '사교오찬' 불참도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국내외적 현안 때문에 노 대통령의 '심적'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성기홍 김재현 기자 sgh@yna.co.kr (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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