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15 21:30
수정 : 2007.01.1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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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단체 대표들이 한-미 협정 6차 협상이 열린 15일 오전, 경찰 버스로 둘러싸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건너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의원 9명도 이 호텔 어귀(사진 위쪽)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의원들은 호텔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자 했으나 경찰 저지로 들어가지 못하자 이곳에서 회견을 연 뒤 농성에 들어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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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수석대표간 논의”…민노당 의원들 반대 단식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협상단 수석대표는 15일부터 시작된 6차 협상에서 한국이 요구해 온 미국의 반덤핑 제재 완화와 미국의 요구사항인 한국의 자동차 세제 및 약값 정책 개편을 두고 맞바꾸기(빅딜) 가능성을 시사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동차·의약품·무역구제(반덤핑 제재 등)는 분과회의가 이번에 열리지 않지만 이 이슈들은 한국의 김종훈 수석대표와 내가 만나 논의할 것”이라며 “이 세 가지 이슈에 대해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먼저 자동차와 의약품에서 만족스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대표도 이날 브리핑에서 “(세 가지 이슈에 대해) 수석대표간 비공식 논의는 진행할 것”이라며 “금요일(협상 마지막날)에 관련된 진전 사항 여부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커틀러 대표는 “지난해 말 미국 의회에 제출한 무역구제 보고서는 ‘미국법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최종 협정문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돼 있다”며 한국의 다섯 가지 요구 중 핵심인 ‘덤핑에 따른 산업 피해 판정 때 한국산은 다른 나라 제품과 분리해 별도로 평가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못박았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의 뼛조각 시비가) 협상 의제는 아니지만 협정의 현실화를 위해 중요하다. 우리의 의도는 쇠고기 시장의 완전한 재개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요구에는 “자유무역협정 협상 의제가 아니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 의제와 관련한 잣대를 다르게 이용했다.
이날 양쪽은 서비스, 금융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등 4개 분과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김영모 서비스분과장은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과 관련해 “미국이 한의사 말고 건축사와 엔지니어(기술사)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심상정·강기갑·권영길 등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9명은 이날 오전 이 호텔 정문 앞에서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협정에 반대하는 여론에 대해 텔레비전 광고도 불허하는 등 편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융통성과 연계 타결의 이름으로 대부분의 분과에서 미국 요구를 전폭 수용하고 나라의 주권 및 국민의 건강권에 관한 중대사안을 내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송창석 전종휘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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